경기둔화 우려 떨쳐낸 미국 2월 고용지표
미국의 지난달 신규 일자리가 24만2000개 늘어나며 예상치 19만개는 물론 고용시장의 호조세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20만개를 훌쩍 넘었다.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4.9%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했고, 노동시장 참가율은 62.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일 이 같은 내용의 2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견고한 고용시장이 경기둔화 우려를 떨쳐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도 대외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간당 평균 임금이 25.35달러로 전달보다 0.1% 감소하면서 0.2% 증가를 예상한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며 Fed가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투자은행(IB)도 Fed가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는 임시직이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상 시점은 오는 6월로, 올해 내 인상 횟수는 3회로 각각 예상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도 금리인상 시점을 6월로, 올해 내 인상 횟수는 2회로 각각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에 따르면 월가의 트레이더들도 이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이 2%에 불과하다고 예측했다. WSJ는 그러나 물가지수에 이어 고용지표까지 기대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면서 Fed가 금리인상 속도를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4월 인상 가능성도 살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0.37% 오르면서 17,006.77을 기록해 지난 1월6일 이후 약 두 달 만에 17,000선을 회복했다. S&P500지수는 0.33% 상승해 올 들어 처음으로 1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예상보다 탄탄한 고용지표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금리인상 속도를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