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주요국 한달 새 20~40%↑…신흥국 주식형펀드 18주만에 순유입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두 달 만에 60조 달러대를 회복했다.

국제 유가 반등과 중앙은행들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위험 회피 심리가 누그러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타격이 심했던 신흥국도 외국인 자금의 유입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 세계 시총 60조 달러 회복…2월 저점 대비 8.5%↑

6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세계 시가총액(시총)은 60조 3천792억 달러(약 7경 2천877조원)로 지난 1월 10일(60조 608억 달러) 이후 거의 두 달 만에 60조 달러대를 회복했다.

다음날인 4일 기준으로는 좀 더 늘어나 60조 7천732억 달러(약 7경 3천353조원)가 됐다.

현재 시총은 2월 저점 대비 8.5%가량 늘어난 것이다.

세계 시총은 지난 2월 11일 55조 9천948억 달러까지 하락해 2013년 9월 초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었다.

시총이 60조 달러를 회복하긴 했으나 여전히 2015년 6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73조 2천668억 달러보다는 17%가량 적은 수준이며 연초 이후로는 5.8%가량 축소된 상태다.

세계 시총의 37%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의 시총은 22조 5천억 달러가량으로 연초대비 4.2% 줄었고, 중국 시총은 5조 4천억 달러로 같은 기간 무려 23.5% 감소했다.

중국 증시가 연초 폭락장에서 낙폭을 크게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총 비중은 8.9%로 세계 2위다.

중국 시총은 작년 6월 중국 증시가 고점일 당시 10조 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현 시총은 당시의 절반 수준이다.

시가총액 비중 7.8%로 세계 3위인 일본의 시총은 4조 7천억 달러가량으로 연초대비 5.6% 감소했다.

세계 시총 순위 11위인 한국의 시총은 1조 1천710억 달러로 연초 이후 2%가량 감소했다.

한국의 시총 비중은 전체의 1.93%다.

연초 이후 시총 감소율이 가장 큰 주요국은 중국으로 연초 이후 23% 이상 줄었다.

홍콩과 인도도 9%가량 감소했다.

반대로 시총이 연초 이후 증가한 나라는 브라질(16%), 인도네시아(12%), 콜롬비아(11%), 페루(19%) 등으로 모두 10% 이상 증가했다.

◇ 브라질 등 남미 증시 한 달 새 20~40% 이상 반등

세계 증시는 1월 폭락장에서 대부분 빠르게 회복했다.

국제 유가가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소식에 2월 저점 대비 37%가량 폭등하면서 특히 중남미 증시의 주가지수 반등이 거세다.

4일 기준 현재 아르헨티나 증시는 1월 20일 저점 대비 41% 뛰었고, 브라질 증시도 같은 기간 30%가량, 페루 증시는 25%가량 각각 올랐다.

덕분에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페루 증시는 모두 연초 이후 13% 이상 올랐다.

그간 낙폭이 컸던 러시아와 터키, 대만 증시도 모두 올해 주가상승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월 저점에 비해 9% 이상 올라 두 달 만에 2,000선을 코앞에 뒀다.

지수는 올해 낙폭을 대부분 축소해 연초 이후 하락률은 2%에 그쳤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낙폭을 대부분 만회하며 0.29% 하락에 그쳐 보합권으로 올라선 상태다.

일본 증시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2월 크게 하락한 여파로 연초 이후 10%가량 밀렸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여전히 11% 이상 떨어진 상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연초 이후 18%, 26% 떨어져 주요 증시 중 연초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상하이증시는 1월 저점 대비로는 8%가량 올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유가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위험자산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한때 시장의 공포로 작용했던 저유가, 중국 외환시장 불안, 유럽은행 위험이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가시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외국인들 신흥국 주식 사들인다…신흥국 주식형펀드 18주만에 순유입 전환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신흥국 증시로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도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를 분석한 것을 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 2억 3천600만 달러가 순유입돼 9주 만에 순유입세로 전환됐다.

선진국 주식형 펀드로 2억 2천100만 달러,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는 1천500만 달러가 순유입됐으며 각각 5주, 18주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서비룡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유가 반등, 경제지표 개선, 경기침체 위험 감소 등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세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위안화 절하 기대가 약화한 데다 중국의 지표 부진과 유동성 우려로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부양책이 뒤따른 것이 자금 유입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신흥국 투자도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와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신흥 아시아 7개(한국,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총 5억 7천만 달러를 사들여 4개월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한국은 외국인들이 작년 12월 26억 달러, 올해 1월 23억 달러를 각각 순매도한 데서 올해 2월 4천300만 달러를 순매도한 데 그쳐 매도세가 크게 완화됐다.

외국인들이 이중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은 대만으로, 2월에만 15억 달러 이상을 순매수했다.

이들 시장 중 연초 이후 순매수세로 전환된 곳은 인도네시아와 태국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안정되고 중국의 지준율 인하 등으로 전반적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신흥국으로 18주 만에 자금이 유입됐다"라며 "한국 역시 위험 선호 심리 회복 과정에서 외국인 자금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