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재부 등에 추천요청 공문 발송

다음 달 무더기로 임기가 만료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4명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결정을 비롯한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여서 경제·금융 관련 학계 인사부터 경제관료들까지 다양한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은은 임기가 만료되는 금통위원들의 후임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최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각 금통위원 추천기관에 발송했다.

7명의 금통위원 중 금융위원회 추천 몫인 하성근 위원과 기획재정부 추천인 정해방 위원, 대한상공회의소 추천인 정순원 위원, 한국은행 추천인 문우식 위원 등 4명은 다음 달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 7명인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빼고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이 각 1명씩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한국은행법에 따르면 한은은 금통위원의 임기 만료 30일 전까지 각 추천기관에 후임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해야 한다.

한은의 공문 발송으로 4명의 후임 금통위원을 임명하는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

한은은 각 기관이 후보를 추천하는 공문을 보내오면 이를 취합해 인사혁신처에 보내 임명을 요청하게 된다.

금통위원은 임기가 4년이고 1회에 걸쳐 연임할 수 있으며 연봉은 2억6천670만원 가량이다.

지난 1998년 4월 현재의 금통위 시스템이 갖춰진 이후 금통위원들은 대개 경제·금융 관련 학계 출신 인사들이 많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통위원에 금융투자업계 출신 인사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금통위원 수를 늘리는 내용을 담은 한은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아직 통과되진 않았다.

7명의 금통위원 중 과반인 4명이 한꺼번에 교체돼 금통위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임기 순번을 조정하자는 주장도 있다.

미국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과 부의장 등 이사 5명에 대해 상원 인준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고, 일본은 일본은행 정책위원인 총재와 부총재 2인, 심의위원 6인을 모두 참의원과 중의원 동의를 얻어 내각이 임명한다.

현재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졌고 각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금통위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지고 있다.

따라서 한은 안팎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국 경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물이 후임 금통위원으로 선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내 경기는 수출의 최장기간 감소에 생산, 소비, 투자 등이 모두 부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현 금통위원들은 오는 10일과 4월19일 두 번의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를 남겨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