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 14개월 연속 줄었다. 역대 최장 수출 감소세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값 급락)했는데도 수출은 좀체 늘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364억2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2%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수입액은 지난해 2월보다 14.6% 감소한 29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73억9000만달러 흑자로 2012년 2월 이후 4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수출이 연속 감소한 종전 최장 기록은 2001년 3월부터 2002년 3월까지로 13개월이었다. 작년 12월부터 수출 감소율이 연속해 두 자릿수로 커진 건 더 큰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출 감소율은 지난해 12월 14.3%, 올 1월 18.8%였다.

지난 3개월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0원대에서 1230원대로 7% 가까이 올랐다. 과거엔 환율이 상승(원화값 하락)하면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났다. 최근엔 ‘통화 약세=수출 증가’ 공식이 깨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악화로 세계적 수요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에 통화 가치가 하락해도 수출은 늘지 않는다”며 “한국뿐 아니라 수출로 먹고사는 신흥국의 공통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세계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한국 수출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