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100만명 이상씩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수 1위인 국민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확산과 올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은행 간 비대면채널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은행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 분석해보니…신한·우리은행 100만명씩 증가…선두 국민은행 추격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국내 최초 모바일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인 우리은행은 작년 말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가입 후 최근 1년 내 거래가 있는 이용자 수 기준)가 628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17만9000명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학 제휴 영업을 통해 20대 초반의 신규 이용자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를 106만2000명 늘리며 600만명을 돌파했다. 작년 말 신한은행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는 657만9000명이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공격적인 영업으로 작년 말 기준 이용자 수 1위인 국민은행(680만9000명)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자 수 증가율로 보면 농협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는 473만1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380만1000명 대비 24.5%(93만명) 증가했다.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농협 등 주요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응해 스마트금융센터를 신설하고 비대면 채널 상품 개발과 판매 조직을 재정비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기존 예·적금에서 신탁과 외환까지 스마트뱅킹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금융상품 종류를 늘리고 연령대·직업별 맞춤형 추천 안내 기능 등을 강화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주요 은행에 비해 절대 이용자 수가 적어 다른 은행 대비 두 배 이상의 증가율을 목표로 삼았다”며 “스마트폰으로 금융 업무를 할 때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돋보기 기능을 강화했고, 스마트뱅킹 이용자 확보를 성과평가지표(KPI) 항목에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이용자 수 증가율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스마트뱅킹 이용자 수가 297만6000명으로 1년간 6.2%(17만5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기업금융에 강한 외환은행과 통합된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증가율이 낮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영업이 본격화하면 금리나 각종 수수료 혜택 등으로 기존 은행의 비대면 채널에서도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들어 각 은행이 비대면 채널 관련 부서를 늘리는 것도 미리 고객 기반을 확대해 본격적인 영업 경쟁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