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L 캐피털 등 4개 채권단과 46억달러 규모 부채상환 합의

2001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아르헨티나가 채무 탕감을 거부한 채 소송을 제기한 주요 채권단과 46억5천300만 달러(한화 약 5조7천534억 원) 규모의 채무 상환에 합의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디폴트 채무 탕감에 불참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계열사인 NML 캐피털, 오릴리어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4개 헤지펀드 채권단과 이 같은 조건의 부채상환에 합의했다고 라 나시온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이 상환에 합의한 금액은 4개 채권단이 원금과 이자 등을 포함해 요구해온 액수의 75% 수준이다.

미국 뉴욕 법원이 지정한 중재자인 대니얼 폴락은 "15년간 계속된 지루한 소송전이 해결 수순에 접어들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가 국제 자본시장으로 복귀, 경제 회생을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합의안은 아르헨티나 의회 승인과 자산 동결 법 해제 등을 거쳐 확정된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천억 달러의 대외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이후 2005년과 2010년 협상에서 채권단 대부분과 원금의 75%를 탕감해주는 채무 조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NML 캐피털과 오릴리어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2개의 미국 헤지펀드는 채무 조정 과정에서 감액을 거부해 2012년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고, 결국 2013년 6월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당시 미국 법원은 미국 헤지펀드에 빚을 갚지 않으면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도 갚을 수 없다고 판결하며 채무조정에 동참하지 않은 채권자들과 합의할 것을 아르헨티나 정부에 요구했다.

아르헨티나는 항소를 제기하고 이들 2개 헤지펀드와 협상을 벌였으나, 상환 금액과 방법에 대한 합의 도출에 실패, 2014년 기술적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작년 12월 취임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과 달리 부채 상환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양측 간의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아르헨티나 재무부 관리들은 최근 뉴욕에서 NML 캐피털 등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주도하는 헤지펀드를 포함한 주요 채권단과 90억 달러 규모의 채무 상환 협상을 벌였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