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한국전력 두산중공업 등이 이란 인프라 시장에서 잇따라 사업 수주 기회를 잡고 있다. 10년 만에 민간 주도로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서다. 철강 에너지 담수화설비 등 한국 기업들이 진출을 노리는 분야는 다양하다. 정부와 기업체들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추가 수주 등을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두산중공업, 이란 제철소·담수설비 수주 급물살
◆빗장 풀리는 이란 시장

29일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호텔에선 정부 차원의 제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와 민간기업 주도의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이 함께 열렸다.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는 미국이 주도한 국제 사회의 이란 경제 제재 조치 탓에 2006년을 마지막으로 회의가 중단됐다. 한국무역협회와 KOTRA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도 이 기간에 몇몇 기업만 참가한 채 겨우 명맥만 유지했다.

이란의 경제 제재 조치가 풀리면서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이날 열린 한·이란 비즈니스 포럼에는 삼성전자 대우인터내셔널 GS건설 등 대기업 39개와 중소기업 27개, 업종단체 등 95곳에서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란 측의 관심도 높았다. 이란투자청(OIETAI)과 이란석유공사(NIOC) 등에서 200여명의 관계자가 모여들었다.

이날 포럼에선 민간 차원의 교역 및 투자 확대, 경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협력사업 발굴 등이 다양하게 논의됐다. KOTRA는 기계장비와 건설, 화학 분야의 중소기업 27곳을 대상으로 한 1 대 1 무역상담회와 국내 철강 조선 분야의 대기업 16곳이 참가한 네트워킹 상담회를 열어 276건의 수출 상담을 주선했다.

포럼에 참가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란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는데 현지에 와 보니 이란 기업도 한국 기업에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무엇보다 발주처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포스코, 이란에서 제철소 건설

이란에서 대규모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날 포럼에선 한전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과 이란 기업 간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와 합의각서(MOA)가 체결됐다. 이 자리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발리올라 아프가미 이란무역진흥청장이 함께했다. MOA는 MOU와 같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MOU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협약이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은 파이넥스 기술을 적용한 연 160만t 규모의 차바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해 이란 철강회사인 PKP와 MOA를 체결했다. 총 투자비는 16억달러(약 2조원) 규모다. 포스코그룹이 8%의 지분을 참여하고, 포스코건설은 제철소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과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도 이란 정부가 발주할 예정인 50만㎾급 독립용수전력생산시설(IWPP) 사업 수주를 위한 MOU를 이란 에너지부와 체결했다. 공사비는 6억달러 규모로 이르면 올 상반기 착공한다. 2018년 완공이 목표다.

두산중공업은 차바하 경제자유구역 화학공학단지 안에 28만㎾급 열병합발전소와 하루 4만1000t의 물을 생산하는 담수화설비 프로젝트 수주와 관련해 이란 중공업회사인 모크란과 MOA를 체결했다.

김재후/심성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