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체계 30년 전과 달라…각국 통화정책 통일도 어려워

이강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부행장은 '신(新)플라자 합의'가 필요하다는 일부 주장은 현실적이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부행장은 28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연석회의에서 회원국들이 플라자 합의와 유사한 체제를 구상하거나 협의한 바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부행장은 플라자 합의 당시와 달리 현재 각국은 통화정책과 관련해 일치된 입장을 갖고 있지 못한 데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는 점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9월 미국 달러화 강세의 완화를 위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맺은 합의다.

이후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2년간 엔화는 66%, 마르크화는 57% 각각 절상됐다.

'신(新)플라자 합의' 주장은 이번 상하이 G20 회의를 앞두고 마이클 하트넷 메릴린치은행 전략분석가가 세계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1985년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며 플라자합의와 유사한 다국간 정책 공조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후 전문가들은 G20 회의가 세계 경제 부진 타개책으로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는 신플라자합의가 논의될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이 부행장은 G20 회원국들이 27일 이틀간 회의를 마치고 채택한 13개 항 공동선언문(코뮈니케)에 "외환시장에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것은 회원국들이 환율 변동성에 대해 높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각국 간 긴밀한 공조가 이뤄지면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을 억제하고 외국환시장의 무질서도 바로잡는 등 주요 국가의 공조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20 선언문에는 '경쟁적인 통화가치의 절하를 억제하고 환율을 수출 경쟁력 제고의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와 함께 과도한 환율 변동이 경제안정을 해친다'는 점 등이 포함됐다.

이 부행장은 또 위안화 환율 운용계획에 대해 인민은행이 앞으로 위안화 환율을 신축적으로 운용하며 신축성과 안정성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외환보유액 감소는 내국인들의 외화 보유액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외국 부채 상환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 문제가 오래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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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