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현대상선을 살리고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 300억원을 출연한 데 이어 현대상선 팀장 이상 간부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백훈 현대상선 대표는 26일 전체 임직원에게 발송한 메일에서 "저를 비롯한 현대상선 임원, 팀장 등 간부급 사원들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현재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향후 거취와 처우 일체를 이사회에 맡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간부급 사원은 백의종군의 심정으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해 회사의 조속한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사즉생의 각오로 자구안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결산결과 매출액 5조7천665억원, 영업손실 2천535억원을 기록했고 비지배 지분을 제외한 자본총계/자본금 비율이 36.8%로 50% 이상 자본잠식 상태이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삭감,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등의 자구안을 최우선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러분 각자가 하는 업무가 지금 현대상선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 모든 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너무 지치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며 "다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아 부딪쳐보자. 우리는 과거 여러 시련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와 강인함으로 다시 일어섰던 경험이 있다"고 독려했다.

이 대표는 고 정주영 회장의 '기업의 규모가 작을 때는 개인의 것이지만, 규모가 커지면 종업원 공동의 것이요, 나아가 국가와 사회의 것'이라는 말을 인용해 현대상선이 임직원만의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고객과 협력업체, 주주, 투자자, 지역사회도 이 회사의 주인이기에 이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며 "그것이 현대그룹의 임직원이 가져야 할 태도이자 자존심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가까운 미래에 다 함께 환하게 웃고 있을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말로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