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한 대당 객실승무원 1∼2명 전 노선 감축

아시아나항공 노사가 구조조정을 두고 내홍을 겪는 가운데 폭행시비가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26일 아시아나항공 객실승무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께 김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건물 앞에서 노조 사무국장 이모씨가 사측의 객실승무원 감축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배포하다 이를 저지하는 노무관계자 A씨와 승강이가 났다.

노조는 "A씨가 말싸움을 하다가 이 사무국장의 멱살을 잡고 바닥으로 밀어 넘어뜨렸다"며 당시 사진과 동영상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사무국장은 사측에서 채증을 하자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A씨를 촬영했고 A씨가 스마트폰을 빼앗자 이를 되돌려 달라고 하는 상황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A씨는 "사무국장이 먼저 손을 비틀었고 이에 고통을 호소하며 옷을 잡는 과정이었는데 사무국장이 스스로 넘어지더니 폭행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회사를 통해 주장했다.

작년 말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 A321 여객기 승무원을 7명에서 6명으로 감축한 데 이어 3월1일부터 전노선, 전기종 승무원을 1∼2명씩 줄인다고 공지했다.

초대형 여객기인 A380 승무원은 24명에서 23명으로 줄이고 B767기종은 9명에서 8명으로 줄이는 식이다.

객실승무원 노조는 "승무원 한 명이 빠지면 나머지 승무원들이 맡는 업무 부담이 커지고 안전운항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인원 감축에 반대하는 유인물을 제작했다.

사무국장은 이러한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었다.

이 사무국장은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폭행 사건을 접수하고나서 허리와 무릎, 다리 통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 강서경찰서가 조사 중이다.

객실승무원 노조 이기준 위원장은 "사측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폭행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으며 만약 수일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겠다"고 말했다.

2013년 설립된 아시아나 객실승무원 노조는 조합원이 16명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은 "취업규칙 14조를 보면 회사의 허가 없이 회사에서 집회, 연설, 각종 인쇄물 배포 회람 등을 하지 못하게 돼 있다"며 "근무시간 중 유인물 배포는 업무방해 행위이기에 중단요청을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객기별 승무원 감축은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가능한 부분이고 안전운항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이 소모적인 분쟁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객실승무원노조 조합을 제외한 나머지 승무원과 정비사, 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전국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구조조정에 반대해 1월3일부터 김포공항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사측과 갈등 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