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4일 출시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두고 금융회사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금융당국이 과열을 우려할 정도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만 ISA에 24조원의 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만능 재테크 통장’으로 불리는 ISA는 어떤 상품인지, 언제 가입해야 좋은지, 은행과 증권사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등을 문답 풀이로 알아봤다.
"금융사 수익률 보고 가입해도 늦지않아요"
▷ISA는 어떤 상품인가.

“계좌 하나에 예금, 적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1인당 1계좌만 가능하다. 투자 한도는 연간 2000만원이다. 가입 후 5년 뒤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 초과수익에 대해서는 9.9%의 분리과세를 적용하기 때문에 15.4%의 이자(배당) 소득세율보다 낮다. 다만 중도 인출은 불가능해 5년간 자금이 묶인다.”

▷누가 가입하는 게 좋은가.

“비과세 대상인 200만원 이상의 이익을 내려면 예·적금에만 돈을 넣어서는 안 된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에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ISA는 절세를 위한 안정형 상품이라기보다는 투자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30~40대 중 결혼자금이나 주택마련 등으로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다.”

▷상품 출시 후 바로 가입하는 게 좋은가.

“5년 의무 가입기간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계좌 개설 뒤 투자대상 상품은 나중에 조정해도 된다. 여유자금이 생기면 가입 뒤에도 돈을 더 넣을 수 있다. 금융회사별 ISA 수익률을 공시하기로 한 만큼 이를 보고 가입해도 된다.”

▷은행과 증권사 중 어디에서 가입하는 게 좋을까.

“투자 성향을 파악해 결정하면 된다. 신탁형 ISA는 소비자가 상품 구성을 모두 알아서 해야 한다. 반면 일임형 ISA는 상품 구성을 가입 금융회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금융회사의 운용 역량이 중요하다. 증권사들이 일임형 상품을 다룬 경험이 많다는 것은 강점이다. 은행들은 ISA 가입을 통해 주거래 고객이 되면 대출 등 다른 거래에서 우대금리를 주거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ISA에 편입할 상품에는 제약이 있나.

“A은행 ISA에 가입한다면 그 은행의 예·적금은 담을 수 없다. 또 A은행 ISA에 계열 증권사의 투자상품은 편입할 수 있지만, A은행 계열 증권사 ISA에 A은행 예·적금은 편입할 수 없다. 금융당국이 이렇게 한 이유는 금융회사 고유자산과 고객 자산이 섞이면 안 된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ISA 종류와 수수료를 알려달라.

“일임형 ISA는 투자자 유형을 5개 이상으로 구분하고, 유형별로는 2개 이상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신탁형 ISA는 한 가지 상품에 100%를 다 넣어도 된다. 금융회사별로 아직 정확한 수수료는 정해지지 않았다. 보통 일임형 ISA는 투자 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별로 차등 수수료가 적용된다. 현재 증권사의 일반적인 일임형 랩어카운트는 1.5~2.5% 수준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신탁형 ISA는 일임형 ISA에 비해 수수료가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 수수료를 포함한 수익을 계산하면 오히려 신탁형 ISA가 유리할 수도 있다.”

▷다른 금융사로 계좌를 옮길 수도 있나.

“가입한 지 3개월이 지나면 별도의 환매수수료 없이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다. 운용 수익률이 더 높거나 혜택이 많은 금융회사로 계좌를 바꿔도 된다.”

김은정/박한신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