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안일한 통념이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노후준비, 시작이 절반] "직장인, 당장 내 퇴직연금 어디에 투자되는지 들여다봐라"
투자 문화 전도사를 자처하는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가 제안하는 돈 버는 방법이다. 그는 23일 “남들 눈을 의식하지 말고 혁신적 사고를 해야 국가뿐만 아니라 개인의 삶도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3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시작하는 ‘2016 한경 머니 로드쇼’의 마지막회 행사(3월19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 강사로 나선다.

존 리 대표는 “직장인은 당장 자신의 퇴직연금부터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디에 얼마가 투자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게 노후를 준비하는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인 만큼 주식 비중을 높이고, 월급의 5~10%를 떼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를 사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3개월 수익률에 연연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했다.

중장년층 부모를 향해서는 ‘좋은 대학=성공’이라는 통념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과거 미국에서도 IBM, GM 같은 대기업에 다니면 적당히 먹고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인터넷의 등장으로 평생직장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취업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과도한 사교육비는 원금의 몇 배를 보장받는 미래 투자가 아니라 부모의 노후를 망치는 지름길이자 자녀를 취업이라는 틀에 가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원비, 과외비로 쓸 돈으로 차라리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라”고 말했다.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주식 투자를 하면 기업의 성장 과정을 관찰하면서 돈 버는 방법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부자가 되려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민족이 유대인”이라고 했다. 1850년대 미국 골드러시 때 유대인들은 금을 캐러 가는 대신 청바지를 만들어 팔아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그는 “유대인은 자녀가 한 살 때부터 주식을 사 준다”며 “이런 교육방식은 돈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창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에선 주식을 도박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으로 큰돈을 벌어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융 후진국의 단적인 모습”이라며 “주식은 나의 노후라는 철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주식을 골라 장기 보유하는 게 개인이 돈을 벌고 돈이 일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얘기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