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현지서 첫 기자간담회…경영의 중심은 '고객·파트너·임직원'
"갤S7, 장인이 만들 수 있는 폰…갤럭시S6보다 판매량 증가 자신"


"고객, 파트너, 임직원. 제겐 이 3가지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한 식당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사장 부임 후 목표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고 사장은 "사업부장이 되자마자 내가 이루고 싶은 게 뭔지 고민을 했는데 3년 뒤인 2018년의 모습을 상상했다"면서 "고객의 사랑, 파트너(거래선)의 존경, 임직원의 신뢰를 받는 제품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고 사장은 1984년 삼성전자에 입사, 제품 기획과 개발 업무를 주로 맡았다.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는 물론 앞서 나온 삼성 휴대전화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작년 말 정기 인사 때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에서 1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수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전날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갤럭시S7 공개행사 때는 직접 제품 발표를 맡았는데 '깜짝 등장'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진한 포옹을 해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고 사장은 "갤럭시S7은 성능 측면에서 소비자들이 전작(갤럭시S6) 때 품었던 불만을 모조리 해결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갤럭시S의 혁신은 앞으로도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갤럭시S6 때부터 빠진 외장 메모리 슬롯, 방수·방진 기능과 아울러 배터리 용량에 불만을 가졌다고 봤다.

그래서 갤럭시S7에는 이 기능을 모두 다시 부활시켰다.

소비자의 편의성이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라고 봤던 것이다.

다만 전작 갤럭시S6에서 이룬 '디자인 변화'에는 상당히 만족한 것처럼 보였다.

고 사장은 "갤럭시S6의 디자인은 좋았던 게 맞다고 판단해 후속작 역시 그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도록 했다"면서 "특히 갤럭시S7엣지 모델은 베젤을 더 줄이면서 그립감을 높였다.

이 미묘한 손맛의 차이가 고객에게는 엄청 큰 가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트너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갤럭시S7에 대한 기대가 꽤 크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갤럭시S6보다 (판매량이)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갤럭시S7는 오는 3월 11일, 주요 60개국에서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추후 전 세계 120여 개국으로 출시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이동통신사업자들과 계약은 마친 상태다.

고 사장은 전날 갤럭시S7 공개행사 때 저커버그가 등장한 배경을 묻는 말에 "저커버그와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면서 "저커버그를 행사장에 모셔온 건 총괄감독인 이영희 부사장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자회사로 둔 만큼 경쟁사와 가상현실(VR) 사업에서 협력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 아니냐는 질문에는 언성을 높이며 자신의 철학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삼성전자를 하드웨어 회사라고 규정한다면 나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보안솔루션 녹스나 삼성페이 등은 우리가 예전부터 가졌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벌이는 가상현실 사업과 관련해서는 "360도 카메라가 전격적으로 보급되면 VR 콘텐츠는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질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VR 기기를 더 가볍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