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수출이 경쟁국들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한국의 수출지역과 주력품목이 지나치게 편중돼 있는 탓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은 중국, 품목은 반도체 휴대폰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에 너무 쏠려 있다는 것이다. 세계 교역액 감소나 국제 유가 하락과 같은 수출 감소 요인은 경쟁국도 똑같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 '기침'에 수출 '몸살'…"단기회복 어려워"
◆대중수출 비중 역대 최고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1371억달러로 전체 수출액(5272억달러)의 26.1%를 차지했다. 한국 수출의 4분의1 이상을 중국에 수출하는 셈이다. 제2 수출국인 미국(699억달러)의 수출비중(13.2%)과 비교해 두 배 수준이다.

대중 수출 비중은 2005년 21.8%로 20%를 처음 넘어선 뒤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엔 대중 수출 비중이 역대 최고치로 올라섰다. ‘중국 편중’이란 우려가 나올 만하다.

때문에 중국 경기둔화의 여파는 즉각적이다. 중국은 경기가 하락하면서 1월중 수입액이 1년 전보다 18.6% 감소했다. 한국의 1월 수출 감소폭(18.8%)와 거의 같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수출의 4분의 1은 대중 수출이기 때문에 중국의 경기회복 없이는 수출이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중국의 자체 부품·소재 생산비중이 늘어나면서 한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13대 주력품목 비중 80%

한국 수출이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집중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산업부가 주력 수출품목으로 꼽고 있는 반도체 휴대폰 평판디스플레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13대 품목의 지난해 수출액은 4180억달러로 전체 수출액(5272억달러)의 79.3%에 달한다.

한국의 수출 주력 품목중 휴대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철강 섬유류 등은 중국 기업의 진입으로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또 대부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악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경쟁국보다 더 큰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도 지난해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화장품 등 신규 수출 품목을 적극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수출 품목 다양화해야”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중국 특수를 즐기느라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도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고급 소비재와 서비스를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철강과 같은 주력 산업에 대해선 글로벌 수요와 외부 충격 요인 등을 면밀히 분석해 산업계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신성장동력에 대해선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해 새로운 수출 시장을 개척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