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4분기 어닝쇼크
유럽 최대은행(자산 기준)인 HSBC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에너지기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부담과 미주지역의 영업부진이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힌다.

HSBC는 작년 4분기 8억5800만달러(약 1조600억달러)의 세전 손실을 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19억5000만달러 순익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시장 부진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기업에 대한 대출에서 부실이 발생하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부실대출 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30억달러보다 많은 37억달러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남미에서 4분기 5억85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으로는 188억6700만달러의 이익(세전 기준)을 올려 2014년(186억8000만달러)보다 약간 늘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인 218억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HSBC는 작년부터 스튜어트 걸리버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비용절감과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는 대신 터키 등 수익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과감하게 사업을 철수하고 있다. 2017년까지 2만5000명을 감원해 50억달러를 절감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본사를 영국 런던에서 홍콩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했던 HSBC는 최근 런던 잔류를 결정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