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을 앞둔 기아차의 구형 스포티지가 러시아 시장에서 뒤심을 발휘하며 사상 처음으로 판매 순위 톱 10에 진입했다.

22일 유럽기업인협회(AEB)에 따르면 소형 SUV인 3세대 스포티지는 지난 1월 러시아 시장에서 2천407대가 판매됐다.

극심한 침체에 빠진 러시아 시장에서 스포티지의 이같은 판매 대수는 전년 대비 55.6%나 증가한 것이다.

차종별 판매 순위에서도 라다의 그란타, 현대차 솔라리스, 기아차 리오, 도요타 RAV4, 폴크스바겐 폴로에 이어 6위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스포티지의 차종별 판매 순위는 20위 전후였다.

지난해 11월 13위가 가장 높은 순위였고 대부분 15∼25위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올해 첫 달부터 전월인 12월의 16위보다 열 계단이나 뛰어오르며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지금 판매되고 있는 모델은 지난해 한국에서 출시된 4세대 신차가 아니라 구 모델인 3세대 스포티지R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세대 스포티지는 2010년 출시돼 올해로 6년째를 맞아 조만간 퇴역을 앞두고 있지만 우수한 상품성과 빼어난 디자인으로 러시아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기아차는 전했다.

러시아의 경우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철에 4륜구동 SUV의 인기가 높아 극심한 시장 침체 속에서도 스포티지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올해 초부터 4세대 스포티지 신차를 글로벌 각 지역에 투입하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러시아 시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SUV 인기에 힘입어 스포티지가 마지막까지 선전하고 있다"며 "러시아 시장에도 4세대 신차가 투입되면 판매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월 러시아 시장에서 1만7천59대(현대차 8천10대, 기아차 9천49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총 8만1천849대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지난해와 동일한 20.8%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