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G20 재무장관회의서 '2차 플라자합의' 재연은 언론의 상상"

중국 당국이 지나친 시중 유동성 공급을 피하면서 경기부양도 동시에 추진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언론은 19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경제 50인 포럼'에서 각 경제부처 수장들이 올해 중국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이 같은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부행장 겸 중앙재경영도소조 부주임은 "통화정책은 신중하고 적절해야 하며 탄력적이어야 한다.

과도한 통화공급도 피해야 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단점을 보완할 정책을 잘 운용해 총수요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의 발언은 중국 당국이 앞으로 금리 및 지급준비율을 낮출지, 유동성 공급을 늘릴지 등을 놓고 세심한 균형을 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금융 및 재정 정책을 운용하는 중국에 대해 경기부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측통들은 최근의 뚜렷해진 중국의 경기둔화세로 인해 중국 당국이 보다 더 성장 및 부양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필요한 구조개혁을 희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쏟아내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도 이날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시대에서 구조적 정책과 대외경제의 관계는 더욱 중요해졌다"며 "공급 및 수요 측면의 정책을 상호 배합하되 공급측면 개혁에 더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오는 26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1985년 플라자합의 같은 획기적인 정책협조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러우 부장은 이날 포럼후 기자들과 만나 상하이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논의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언론의 상상일 뿐이며 그런 제안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마이클 하트넷 메릴린치은행 스트레티지스트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플라자합의와 유사한 합의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미국의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재무장관들이 맺은 합의로 이후 각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의해 2년간 엔호는 66%, 마르크화는 57% 절상됐다.

전문가들도 '제2차 플라자합의'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관타오(關濤) 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부장은 "어느 누구도 환율의 적정 수준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G20 회의가 환율 수준을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아보인다"며 "재무장관들 사이에선 각국간 정책협조에 대한 공감대는 있어도 구체적 방안을 실행에 옮기는데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