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1년 새 반토막…삼성·SK하이닉스, 투자 축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1, 2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D램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스마트폰 등 D램이 들어가는 제품의 판매량은 줄고 있어서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 두 회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16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D램(DDR3, 4Gb 기준) 가격은 전달 대비 7.56% 하락했다. 지난해 내내 계속됐던 D램값 하락이 올해에도 이어진 것이다. 개당 가격은 1.59달러로 전년 동기(3.38달러) 대비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전방산업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노트북PC 출하량이 전분기보다 20%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D램 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D램 생산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업체들이 미세화 공정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어서다. 미세화가 진행되면 한 장의 웨이퍼(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 기판)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양이 늘어난다. 설비증설 없이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시장 점유율은 각각 45.9%, 27.6%에 이른다.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그만큼 D램 가격이 하락하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D램 제조업체들은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이다. 공급 조절에 나서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115억달러(약 13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135억달러)보다 15% 정도 줄이는 것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도 최근 “올해 계획한 투자금액 6조원 중 상당 부분을 3차원(3D) 낸드플래시에 투자할 것”이라며 D램 투자는 줄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