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글로벌 금융불안 당분간 지속"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주요국 증시 폭락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10일 예상했다. 정부가 개성공단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시장의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선진국의 금융시장 상황이 연휴 전보다 더 불안정한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설 연휴 기간 미국과 일본, 유럽에선 주가와 국채금리가 급락했다. 일본 엔화는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에도 강세를 나타냈다.

그는 “이런 현상은 중국 경제 불안, 국제유가 추가 하락,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고조된 데 기인한 것”이라며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11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열리면 연휴 기간의 국제 금융시장 변화가 반영되면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정부와 협력해 안정화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북한 관련 위험이 가중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자 정부는 개성공단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면서 연휴 직후 주식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총재는 “북한 관련 리스크(위험)가 언제든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 불확실성이 실물과 금융시장 불안을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 경제 불안, 유가 하락 등 다른 대외 리스크 요인과 맞물리면 시장변동성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보강하는 한편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미/이승우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