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영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기업인 스위프트키를 2억5천만달러(3천43억원)에 인수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스위프트키는 사용자가 입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어를 미리 제시해 신속하게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키보드앱을 만들어 전 세계 3억여대의 휴대전화에 설치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정식 인수는 금주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인수가 이뤄지면 2008년 스위프트키를 공동으로 창업한 20대의 청년 벤처 사업가 존 레이널즈와 벤 메들록은 각각 3천만 달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구글 등 미국 실리콘 밸리의 유명 기업들이 잇따라 영국의 인공지능 벤처기업들을 인수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MS가 스위프트키를 인수하는 것이 관심을 끈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바둑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낸 딥마인드를 2014년 4억파운드에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애플이 컴퓨터와 사용자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도와주는 AI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보컬IQ를 인수했다.

스위프트키의 공동창업자인 메들록은 지난해 9월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비판하면서 인공지능은 "인류의 삶은 변모시킬 힘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위프트키의 키보드앱은 아이폰의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사용되며 MS가 밀고 있는 윈도 기반의 휴대전화는 제외돼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MS의 스위프트키 인수는 사티야 나델라 CEO가 모바일 영역의 교두보를 회복하기 위해 유명 앱 회사들을 사들이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다.

MS는 지난 1년여 동안에 수억 달러의 자금으로 이메일 앱인 아콤플리, 일정 관리 앱인 원더리스트, 달력 앱인 선라이즈를 잇따라 인수한 바 있다.

스위프트키는 당초 4달러에 키보드앱을 판매하다 고전하자 2014년부터 이를 무료 다운로드 형태로 공개하면서 테마와 개인별로 특화된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블랙베리 등 휴대전화 제조업체들로부터도 자사 제품에 스위프트키 앱을 내장하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다.

스위프트키는 지난해 9월 아랍어와 아이슬란드어, 웨일즈어, 중국과 인도 방언을 망라한 전 세계 100여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프트앱은 유명 천체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가 탄 휠체어의 컴퓨터에도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프트키는 런던과 샌프란시스코, 서울에 15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인수가 완료되면 직원의 상당수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조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