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법안 통과 마지막 기회…금융업권도 국회 설득하라"
진웅섭 "리스크 관리 강화하되 획일적 대출 감축 없어야"
금융위·금감원, 금융사 CEO 초청 업무계획 공동설명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일 "제2단계 금융개혁의 첫걸음으로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예금보험공사에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금융협회장을 초청한 가운데 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2016 업무계획 설명회'에서 "올해는 2단계 금융개혁과 금융안정을 양대 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개혁 속도를 높일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금융산업이 보신주의·무사안일한 문화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보수는 높은 업종이라는 지적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금융공공기관이 먼저 변할 테니 민간 금융권도 자율적 노사협의를 통해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성내불이(成耐不二·난관을 극복하고 사명을 완수한다는 의미)의 각오로 2단계 금융개혁 추진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금융사들도 변하지 않으면 고사된다는 각오로 변화와 혁신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2단계 금융개혁의 5대 원칙으로 ▲ 일관되고 지속적인 개혁 ▲ 실천 가능한 과제를 현장 수요 중심으로 추진 ▲ 국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와 틀 도입 ▲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 ▲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유도를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갚을 능력 중심으로 바꾼 것에 대해 "(제도 시행 과정에서) 대출절벽을 만들거나 주택 실수요자인 서민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연착륙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일선현장에선 변화된 제도와 폐지된 규제를 모르고 또다시 동일한 건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고 금융정책과 감독방향을 금융사 내부에 잘 전달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에 계류된 금융개혁법안에 대해선 "2월 임시국회가 통과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정부가 앞장서겠으니, 금융업권에서도 적극적으로 국회 설득과 여론 형성에 나서달라"고 독려했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금융개혁과 감독 쇄신에 대해 "이제 예선리그를 통과한 것에 불과하고 앞으로가 본선무대"라고 한 뒤 ▲ 튼튼한 금융시장 ▲ 행복한 금융소비자 ▲ 변화된 금융감독 등 목표 달성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금융시장 상황을 살얼음판에 비유한 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권역을 아우르는 통합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해 취약부문을 촘촘히 파악해 대응할 것"이라며 "금융사도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을 통해 제반 리스크에 충분히 사전 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리스관리 강화는 무조건 리스크를 회피하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라며 "과도한 리스크관리로 대출이 획일적으로 감축되거나 실수요자들이 대출받기 어려워지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소비자보호체계를 밑바탕부터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금융사가 민원과 분쟁을 자율처리하는 시스템도 정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방향에 대해 "동일 금융상품이나 금융 이슈에 대해 금감원 관련부서들이 각각 검사하던 기존 관행을 지양하고 함께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사를 효율화하겠다"며 "건전성 검사도 본격적으로 실시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원장은 금융사 자율성이 확대되는 만큼 책임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 중대하거나 반복적인 위규 행위가 발생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CEO들을 대거 초청한 이날 업무계획 공동설명회는 금융위-금감원 출범 이후 처음이다.

설명회에는 업계에서 한동우 신한금융, 김정태 하나금융, 윤종규 KB금융, 김용환 농협금융, 김한 JB금융 등 지주사 회장을 비롯해 은행·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금융공공기관 CEO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전문협회장,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 등 업권별 협회장도 함께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