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금리정책 여파

지난달 29일 전격 단행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결정의 여파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 재무성이 3월에 발행할 예정이던 개인이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10년 만기 신형창구판매 국채의 모집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될 전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이 국채를 구입할 경우 정부에 이자를 지불하게 되는 상황에서는 국채 수요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10년 만기 채권의 모집 중지는 처음이다.

일본 국채를 직접 개인이 구입하고 있는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시세나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모집을 중지하는 것은 개인이나 시·초·손(市町村, 기초자치단체) 등이 5만엔(약 50만원) 단위로 유초은행(우편저금예금은행)이나 지방 은행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10년 국채이다.

시장동향에 따라 도중에 환금할 수도 있는 채권이다.

2년 만기 채권이나 5년 만기 채권의 모집은 이미 없기 때문에 모든 창구판매를 통한 국채 모집이 중지된다.

금리변동형 개인용 10년 만기 채권은 종래대로 모집한다.

재무성이 2일 실시한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낙찰 이율이 평균 0.078%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증권업협회에 의하면 지난 1일 현재 시장에서 하루 유통되는 국채의 70% 미만이 이미 마이너스 금리가 됐다.

기업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도쿄은행간거래금리'(TIBOR)도 2일 현재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이나 자치단체가 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움직임도 있다.

다이와증권그룹 본사는 이번 주 후반 예정했던 일반 회사채의 조건 결정을 보류했다.

월내에 7년 만기 채권과 10년 만기 채권을 판매하지만, 기준이 되는 국채 수익률 동향이나 투자가의 수요를 다시 한 번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이와증권 측은 변경 후의 일정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후반 채권을 발행하려던 나고야고속도로공사도 조건 결정을 다음 주로 연장했다.

예정대로 1일 채권을 발행한 오사카부의 2년 만기 채권의 표면금리는 0.001%가 됐다.

입찰 참가자들이 0.001%를 밑도는 금리로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사실상의 최저금리가 됐다고 한다.

회사채의 유통 시장에서는 도요타자동차 회사채 등 일부에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이 표시되기도 했다.

거래시스템에 마이너스 금리를 상정한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혼란으로, 실제로 구입한 투자가는 없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