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몰린 야후가 대규모 감원에 나선다.

야후는 2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며,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하고 핵심 인터넷 사업을 대체할 '전략적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감원 규모는 현재 야후 직원이 1만700명인 것을 고려하면 1천6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바이, 멕시코시티, 부에노스아이레스, 마드리드, 밀라노 지사 등 다섯 곳도 폐쇄한다.

머리사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이미 지난해 1∼3분기 사이에 1천800명을 해고했으며 중국, 인도, 캐나다 등지에서 사업체 규모를 줄였다.

올해 말까지 야후에 남아있을 직원은 9천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2012년 마이어 CEO가 취임한 이래 4년 만에 인력의 40%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AP는 '야후 CEO가 자기 자리를 지켜려고 1천700명의 직원을 해고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마이어 CEO의 대규모 감원을 비판했다.

로젠블라트 증권의 마틴 피코넨은 "보여줄 것이 수익 제고를 위해 사람을 자를 것이라는 것밖에 없다면 이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후는 부동산과 특허 등 비전략적 자산도 모두 매각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핵심 기능만 남길 예정이다.

수요가 많은 검색과 이메일 서비스, 텀블러(블로그 서비스)는 남기고 뉴스, 스포츠, 재무, 라이프스타일 등의 기능은 유지한다.

머리사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단순화한 야후가 장기적으로 더 큰 주주 가치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터넷 사업을 대체할 전략적 대안을 찾는다는 발표는 야후의 본업이자 정체성인 인터넷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야후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지분 15%를 분리하기 위해 '역(逆) 스핀오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알리바바 지분만 분사해 내보내는 스핀오프가 세금 문제로 무산되면서 역으로 본업인 포털을 떼어내기로 한 것이다.

1990년대 인터넷 업체의 선두를 지키던 야후는 2008년까지는 매출이 정점을 찍었지만, 알파벳과 페이스북 등에 밀려 힘겹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