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세계 1위 자동차판매 업체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8일부터 13일까지 6일간 일본 내 모든 차량공장의 생산을 정지한다.

본사가 있는 중부 아이치현의 아이치제강에서 지난 1월 발생한 폭발사고 영향으로 엔진이나 변속기 등에 사용하는 특수강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지 5년이 되는 시점에 생산효율을 중시하는 도요타의 생산체제가 다시 한 번 문제를 드러냈다고 2일 보도했다.

신문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원동력이 됐던 '효율을 중시하는 생산체제'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은 아니지만, 그 효율생산이 공급망 강화와 리스크 관리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일본 중부지방의 한 도요타자동차 판매회사 고위인사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도요타가 작년 12월에 전면 개량한 하이브리드차(HV) '프리우스' 등의 판매를 늘린다는 기대를 걸었지만, (입사나 입학 등의 축하선물 등을 위한 신규나 교체 수요가 많은) 2~3월을 앞두고 사고가 터지며 영업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은 매년 4월1일 새 회계년도가 시작돼 기업들의 신입사원은 이 때 출근하고, 대학교나 대학원 등 각 학교도 4월 1일 새학년이 시작되기 때문에 2~3월이 차량이나 고가품 수요가 많은 시기다.

도요타자동차 공장이 멈추게 된 것은 본거지인 아이치현 내의 도요타 4개 공장과, 도요타자동차 동일본(미야기현 오히라무라) 등 그룹의 전 12개 공장이다.

7만대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만회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지만, 한 부품회사 간부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에 의한 도요타자동차 실적에 대한 영향에 대해 나카니시자동차산업리서치의 나카니시 다카키 대표는 "정지가 1주일이라면 경미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부품회사 관계자들은 "프리우스 증산에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고정비용 부담이 무겁다", "예고없는 (공장 정지)통보로 대응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요타생산 방식의 기둥 가운데 하나인 '저스트인타임(JIT)'은 부품의 재고를 하나도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생산방식이다.

오는 3월 2015회계년도 결산에서 사상 최고인 2조8천억엔(약 28조원)의 연결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낭비없는 생산 체제가 필수라고 했다.

그 낭비없는 생산체제 구축의 핵심이 JIT인데,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회사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요타자동차 한 간부는 "재해 때에는 폐해가 지적되지만, 메리트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의 사태로는 동일본대지진 때 가동 정지가 10일간에 달했다.

이 교훈을 살려 약 4천개 품목의 부품에 대해 직접 거래가 있는 1차나 2차, 많게는 10차 협력 업체의 정보까지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함으로써,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