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가 지속하면서 미국의 2위 원유생산업체인 셰브론이 13년 만에 적자를 신고했다.

셰브론은 지난해 4분기에 총 5억8천800만 달러(약 7천82억 원), 주당 31센트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29일(현지시간) 공시했다.

1년 전인 2014년 4분기에 34억7천만 달러, 주당 1.85달러의 이익을 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셰브론이 분기 영업손실을 신고한 것은 200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월스트리트에서는 셰브론이 영업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전문가들은 적게는 주당 32센트, 많게는 주당 45센트의 이익을 전망했다.

셰브론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끝없이 하락한 국제유가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6월에 배럴당 110달러까지 올랐던 국제 유가는 작년 4분기에는 70%가량 떨어진 30달러대에 그쳤다.

유가하락으로 말미암아 셰브론의 경영이 어렵다는 징후는 올해 예산을 삭감하는 데서 감지됐다.

셰브론은 올해 예산 규모를 작년보다 24% 줄이는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또 전체 직원의 10%인 6천∼7천 명을 해고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셰브론의 최고경영자인 존 왓슨은 실적과 관련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유가가 이렇게 낮은 환경에서 기업의 실적과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