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통화정책이 경제 전망에 달려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연준의 성명 내용은 시장 기대보다는 완화적이지 않고 유보적인 기조여서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6∼27일(현지시간) 연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낸 성명에 "향후 세계 경제 흐름과 금융시장 동향이 미국의 고용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것"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토대로 3월 금리 인상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려면 노동시장의 질적 개선, 물가 상승 등이 확인돼야 하지만 최근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3월에도 필요조건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경기와 물가, 금융시장 동향 등을 감안하면 3월보다는 6월 FOMC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0.50∼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좀 더 우세하다"고 28일 진단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나름대로 3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3월 FOMC에서 '미국 제조업 투자 회복과 신흥국 안정을 확인한 이후에야 금리를 인상한다'는 언급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연준이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어서 좀 더 비둘기파적(dovish·통화정책완화 선호)인 태도 변화를 기대한 시장에서는 일부 실망감이 표출됐다.

간밤 뉴욕 주요 증시는 FOMC 성명서 발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키웠다.

정책 효과를 기대한 코스피도 전날보다 12.49포인트(0.66%) 내린 1,885.38로 개장한 뒤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상 최장의 순매도 행진을 끝내고 전날 하루 순매수를 보인 외국인 투자자도 다시 '팔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가 크게 긍정적인 것으로 마무리되지는 못했다"며 "국제유가가 저점을 찍으면서 건설주나 조선주 등이 반등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증시의 변동성은 당분간 더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용 연구원은 "향후 위험자산 투자심리의 추세적 회복에 있어 관건은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이라며 "1분기까지는 신흥국 수요 부진과 선진국 재고 부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펀더멘털 개선이 미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당분간은 연초와 같은 급락세가 불거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가 최소화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됨에 따라 글로벌 외환시장 불안정성의 진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는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도 압력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약세와 달리 국제유가와 금속가격 등 원자재 가격은 반등세를 지속해 국내 증시의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중국 외환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 급락세는 점차 진정돼 갈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저평가 대형주, 낙폭 과대 수출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