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신세계백화점, 덩치 커지는 강남·센텀시티점 '효자' 될 듯…면세점으로 성장성 확보
최근 백화점업계는 녹녹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데다 온라인 거래 등 소비자 구매 패턴 변화로 백화점의 주력 상품인 패션, 화장품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아울렛과 복합 쇼핑몰 등 신업태 중심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같은 백화점업계 생존을 위한 변신에서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출점 경쟁 주도하는 신세계

지난해엔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이 경기 김포와 판교에 성공적으로 출점하며 부진한 업황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보였지만 올해는 신세계가 백화점업계 출점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에 기존점 증축(강남점, 센텀시티점)과 6월부터 이어지는 신규 출점(하남유니온스퀘어, 김해점, 동대구 복합쇼핑몰)으로 올해 영업면적은 전년 대비 약 41%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은 매출 기준으로 신세계 점포 중 ‘톱2’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 이후 곧바로 고객을 끌어모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공 직후 곧바로 이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최근 소비 경기 침체 속에 신세계의 신규 출점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없지는 않지만 실제 투자 부담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출점으로 외형은 크게 성장하더라도 과거에 비해 투자 효율이 낮고 궁극적으로 백화점업계가 직면한 저성장성을 어떻게 극복해갈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올해 4월부터 서울 소공로 본점에 시내 면세점을 열 예정인데 신규 사업을 통해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시내 면세점 사업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성장과 수익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신세계가 풀어야 할 과제다.
그래픽 = 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그래픽 = 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
신세계그룹의 지속적인 ‘변신’

신세계그룹의 다른 축인 이마트도 백화점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마트가 국내 대형마트업계 1위 업체로 약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공급과잉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 대형마트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490개를 넘어서면서 인구 10만명당 1개꼴로 시장 포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큰 폭의 외형 성장을 기대할 수 없어진 마트업계는 창고형 마트나 온라인 식품 유통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일산에 총 투자금액 2조5000억원을 들여 이마트타운을 개장했다. 이마트타운의 총 부지 면적과 건평은 각각 9만9000㎡, 2만9000㎡ 규모이며 기존 할인점 이마트(9000㎡)와 트레이더스(8000㎡) 외에 가구 매장(더 라이프 3000㎡), 가전 전문 매장(일렉트로마트 2400㎡), 피코크 키친(1600㎡) 등이 입점해 있다.

개장 초기부터 소비자들의 호평이 잇따르며 집객에 성공했다. 이는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대형마트 산업에서 이마트가 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스스로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의미가 크다는 판단이다. 이마트는 삼송과 안성, 청라지구에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개발 중인데 앞으로 이들 쇼핑몰에 이마트타운과 같은 형식의 매장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마트는 가정간편식 자사 브랜드인 ‘피코크(PEACOCK)’ 등 이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자체브랜드(PB) 매출 확대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1~2인 가구 증가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구조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마트는 선두 유통채널로서 장기적으로 가정간편식 수혜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현 < 대신증권 연구원 cindy101@daish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