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세웠다, 한·미·일 '신차 대전'
국내 자동차시장 공략을 위한 국산·수입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은 늘 치열했다. 저마다 매력을 지닌 신차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때로는 아름다움과 고성능, 때로는 효율성과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칼을 빼들고 전쟁터에 나왔다. 검술은 나날이 정교해졌기에 업체 간 경쟁은 해를 거듭할수록 격해졌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경쟁은 그래서 더 치열하다. 특히 미국 일본 업체들은 성장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보다 넓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지프 형제들을 선봉장 삼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높은 성을 쌓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은 다양한 전법을 구사한다. 하이브리드차부터 고성능 자연흡기 8기통 엔진까지, 콤팩트 SUV부터 대형 세단에 걸쳐 폭넓게 구성했다. 한국닛산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인피니티는 5인승 SUV 신차 QX50으로 지난해 콤팩트 세단 Q50이 이끈 성장세를 이어가려 하고 있다. SUV와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형 세단 부문에선 Q70이 버티고 있다. 존재감과 실용성을 겸비한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닛산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스포츠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도요타는 자타 공인 하이브리드 부문 강자다.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와 함께 가솔린 터보 엔진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내고 효율성을 키우는 다운사이징 흐름에 맞춰 2.0L 터보 엔진 모델을 확대했다.

지난해 렉서스는 첫 터보 모델인 NX200t SUV를 시작으로 콤팩트 세단 IS200t 등 두 대의 터보 모델을 선보였다. 올해 1월에는 RC200t 쿠페가 등장했다. 렉서스가 하이브리드와 터보 모델 두 개의 축으로 움직이는 모양새다. 주목할 점은 렉서스가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흡기 8기통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스포츠 쿠페도 판매하고 있다. 차종을 다양화해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한국 업체도 안방 수성에 나서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최상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격언을 잊지 않았다. 디젤과 가솔린, 액화천연가스(LPG), 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올해 선봉장은 콤팩트 세단 SM3 디젤이다. QM5, QM3 등 디젤 SUV를 통해 거둔 성공을 준중형 디젤 세단 시장에서도 이어갈 방침이다.

중형 세단 부문에서도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 오는 3월 출시를 앞둔 SM6다. 1월부터 차량과 스펙을 단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대대적인 시승행사도 진행한다. 기존 SM5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에서 SM6라는 이름을 붙였다. 르노삼성은 다양한 첨단기술로 무장한 SM6를 지난해 7월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회사 측은 유럽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은 만큼 국내 중형 세단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삼국 간의 신차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