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문식 부회장 "고성능차는 자동차 기술집약체…회사 이미지 좌우"

"엔지니어는 과학자보다 비즈니스맨에 가깝다. 기술을 깨우치는 것만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잘 될 수 있도록 연구해야 한다"

엔지니어로서 무려 40년 가까운 경력을 쌓아온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이 내린 엔지니어의 정의다.

권 부회장은 20∼30대의 젊은 연구원들로부터 '불확실성이 높고 예측이 어려운 21세기 현실에서 엔지니어가 키워야 할 덕목과 소양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은 답변을 내놨다.

현대차그룹 공식블로그는 24일 권 부회장이 최근에 자사 연구소 내 입사 5∼10년차 젊은 연구원들의 모임인 'R&D 영보드'와 만나 자유 토론을 벌인 내용을 소개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독일 아헨공대 공학 박사 출신인 권 부회장은 1980년부터 연구원의 삶을 시작해 현대차, 현대제철, 현대케피코, 현대오트론을 거쳐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를 총괄 지휘하는 자리에 올랐다.

권 부회장은 엔지니어가 가져야 할 비즈니스맨의 자세를 강조하면서 "과학자는 아티스트와 같고 비즈니스맨은 디자이너와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아티스트는 자신만 만족하면 성공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는 고객이 원하는 것에 대해 최적의 결과를 제시하는 것이 주어진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엔지니어로서 타 부문과의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엔지니어 업무의 절반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서 자신이 낸 의견이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되게끔 공감을 얻어내는 일"이라며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는 것도 엔지니어가 노력해야 할 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지난해 'N브랜드'를 공개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고성능차'가 어떤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는 "고성능차는 자동차 비즈니스의 전체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기술 집약체'"라며 수준 높은 고성능차 기술을 통해 회사 브랜드의 이미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권 부회장은 연구개발본부장으로서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묻자 "매일 업무를 끝내고 1시간씩 공부하면서 생소했던 분야의 용어와 흐름을 파악해 왔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열심히 자신의 분야에 몰두하면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30년 후배들에게 도전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