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풀어 경기 띄우기…시장서는 "지급준비율 인하 필요"

중국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인민은행은 21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로 시장에 총 4천억 위안(약 7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이날의 유동성 공급 규모가 3년 만에 최대라고 전했다.

이는 28일짜리 역레포 2천900억 위안(금리 2.60%)과 7일짜리 역레포 1천100억 위안(금리 2.25%)을 합한 것이다.

역레포 거래는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들로부터 채권을 사서 약속된 때에 되파는 것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이날의 역레포 거래에 대해 "지급준비율을 0.4% 포인트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이와 별도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3천525억위안을 시중에 투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각각 1천175억위안 규모의 3개월짜리(금리 2.75%), 6개월짜리(3.00%), 1년짜리(3.25%)다.

인민은행은 이와 함께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서도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하루짜리(금리 2.75%), 7일짜리(3.25), 1개월짜리(3.60%)로 금액이나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이달 들어 순공급한 유동성은 이날 발표된 MLF를 제외하고도 1조위안(184조원) 규모다.

MLF를 합하면 모두 1조3천525억위안(248조원)으로 늘어난다.

월스트리트는 앞서 만기 도래를 감안하면 순유입 유동성 규모는 이번 주에만 3천150억위안으로 2013년 1월 이후 최대라고 전했다.

중국은 자금 엑소더스를 일으키지 않으면서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려고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승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은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대해 "과거보다 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강해졌는데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시중에 돈을 풀어서라도 투자를 확대하고 돈을 더 쓰게하려는 양적완화 정책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 유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다음달 7일 시작되는 춘제(설)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현금 수요가 3조위안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의 프랜시스 청은 "시장이 불안하기도 하고 춘제를 지내려면 유동성이 필요하다"면서 인민은행의 자금 투입에 대해 "지급준비율 인하가 늦어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를 더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의 마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의 유동성 공급이 "지급준비율 인하의 대체 수단"이라고 전날 현지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또 지급준비율 인하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단기 금리를 지나치게 떨어뜨릴 수 있고 자본 유출과 환율을 안정하려는 노력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이날 중국 제일경제일보에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공급에도 지급준비율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슈앙은 "지급준비율 인하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자본 유출은 몇 달째 계속 되고 있어 단기적 이슈가 아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전날에는 단기유동성조작(SLO)을 통해 1천5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앞서 19일에는 역레포로 1천550억 위안을 시중에 공급했고 18일에는 SLO를 통해 550억 위안을 투입한 바 있다.

인민은행은 중기자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 등을 통해 총 6천억 위안의 중기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과 거의 비슷한 달러당 6.5585위안으로 고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