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 불안 '후폭풍'...은행 해외채 발행 급제동
중국 및 홍콩발(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은행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KEB하나은행은 21일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하려다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예상보다 적은 것을 확인하고 3억달러로 발행액을 줄였다. 수요가 부진한 데다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기관투자가가 많아 채권 발행 규모를 40% 축소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5억달러어치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지역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5년 만기 5억달러어치의 달러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었다. 전날 오후까지만 해도 12억~13억달러의 투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종 투자 수요는 7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 중 상당액은 지나치게 고금리를 요구했다.

전날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7년 만에 처음 장중 8000선이 무너지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기관투자가들의 위험 회피심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5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에 1.12%포인트를 더한 금리를 적정 금리로 보고 이 조건을 받아들인 3억달러어치만 발행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국내 은행의 부도 위험을 의미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 만기 달러화 채권 기준)은 올 들어 20% 이상 뛰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