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 5년 내 '톱-5' 목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19일(현지시간) 중국 하이얼의 미국 GE 가전사업 인수와 관련해 "우리에게 주는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E의 가전분야 브랜드 파워는 미국 이외에는 별로 크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 시장에서 LG가 GE보다 훨씬 더 좋은 브랜드로 인식돼있고 판매를 비롯해 영향력 면에서도 우리가 낫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렉트로룩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나 삼성도 독과점 지수가 높아 GE를 인수할 수 없는 처지"라며 "GE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비즈니스 관계로 볼 때 우리가 인수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방 빌트인(Built-in)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의 포인트는.
▲ 제품 차별화가 가장 힘들었다.

LG와 LG 스튜디오 등 2개 브랜드가 있는 상황에서 같은 사업부에서 같은 사람들이 설계하면서 제품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초프리미엄 빌트인 전담팀을 만들고 완전히 다른 제품 만들기 위해 LG 가전 역량을 총동원했다.

지난 25년간 빌트인 사업했고 해외 진출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못했다.

빌트인은 고객들이 고착화돼있어 쉽게 바뀌지 않는다.

가장 걸림돌은 유통이다.

우리 제품을 진열대에 갖다 놔줘야 한다.

1차적으로 유통을 확대하는데 2∼3년 걸릴 것으로 본다.

유통이 제대로 되면 소비자 쪽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5년에 `톱(Top)-5'가 목표다.

서브제로와 울프 등과 정면 승부를 할 계획이다.

-- 이 시점에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을 들고 나온 이유는.
▲ 지금까지 개별 가전제품 영업에 치중해왔다면 앞으로는 공간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부엌과 거실, 욕실 등이 공간화되면서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패키지화 되거나 융복합화하는 추세다.

시급히 진입해야 할 부분이 주방이다.

미래 세대에 필요한 빌트인 패키지를 공략하는 게 우선과제였다.

시장에 새로 들어가면서 LG 브랜드에 걸맞은 게 프리미엄 쪽이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 LG만의 장점을 꼽으면.
▲ (조주완 미국법인장) 디테일과 마감재다.

전 제품에 무선랜과 와이파이를 넣어 스마트 빌트인 키친을 구현했다.

게다가 3년 무상 보증에 24시간/365일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설치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 관리'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 마침 미국 주택시장이 활황이다.

마케팅 전략은.
▲ (조주환 법인장) LG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만, 초프리미엄 브랜드 고객층은 좀 다르다.

초프리미엄에 진입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마케팅 초점은 '전혀 다른 제품'(No ordinary Kitchen)이라는 콘셉트다.

현대적 디지인과 터치 방식과 와이파이가 추가됐다.

새로운 고급화를 지향하는 고객층에 맞출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선 서부 지역에서부터 마케팅을 시작할 방침이다.

-- 인수합병(M&A)를 통해 시장진출을 할 수도 있었는데.
▲ 5∼6년 전 '바이킹' 브랜드를 인수해 운영했다.

인수하고 보니 품질이 기대 수준 이하였다.

그래서 2년간 운영하다가 되팔고 독자 브랜드로 가기로 한 것이다.

기존 브랜드를 인수하는 것은 실패 경험이 있어서 고민을 안 했다.

-- 이제 저가 시장은 포기하는 것인가.

▲ 포기하지 않는다.

세탁기 시장에서 299∼399달러(약 36만∼48만원)짜리 시장은 줄고 있다.

이를 우리가 하지 않을 뿐이다.

하이얼이 GE를 인수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그 사이 다른 제품으로 치고 나갈 수 있다.

-- 중국 가전의 위협은 무엇인가.

올해 가전 영업에서 걱정은.
▲ 하이얼의 GE 인수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은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이얼은 이미 일본의 산요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 후 그 브랜드들이 주가 됐던 시장에서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시장에서도 GE 브랜드를 인수했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하이얼은 미국 내 가전 공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품질, 디자인, 기능 혁신성 등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GE를 인수했을 때 어떤 변화가 오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게다가 하이얼의 GE 인수에 대한 미국 내 정서는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조주완 미국법인장) 중국 업체들이 곧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을 많이 할 것으로 본다.

순서는 TV를 비롯한 흑색가전에 이어 백색가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수용도가 그렇게 빨리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가전에서는 품질과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중국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생기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 LG 가전산업의 향후 전략은.
▲ 의식주가 존재하는 한 가전산업은 계속될 것이며, 세분화·패키지화·융복합화 추세로 나갈 것이다.

혁신과 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을 유지하고 사업규모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할 것이다.

빌트인에 주력하는 이유가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에서 세탁기 시장이 끝났다고 봤는데, LG 트윈워시는 30% 이상 성장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에서 세탁기 시장은 3∼5%밖에 성장 안 한다.

우리가 어떤 시각으로 제품을 차별하고 시장을 개척하는가에 달려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