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4일 양재동 본사 시무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한경DB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4일 양재동 본사 시무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한경DB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준비된 원고를 제쳐두고 20분에 걸쳐 올해 경영방침이 포함된 신년사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경기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선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R&D 투자 늘려 미래경쟁력 확보"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가 짧은 기간에 연간 판매 800만대를 달성하며 세계 5번째 자동차 생산국이 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임직원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격려했다. 이어 “올해 자동차산업은 기존 업체 간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미래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8개의 사업 목표를 설정했다. △자동차산업 기술 혁신 주도 △미래 기술개발 역량 획기적 강화 △친환경 경쟁 우위 기술력 확보 △최고 품질 신차로 브랜드 가치 제고 △제네시스 브랜드 글로벌 고급차 시장 안착 △글로벌 생산 및 판매체계 효율적 운영 △철강 및 건설 분야 등 그룹사 경쟁력 강화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모두가 행복한 사회 구현 노력 등이다.

올해 경영환경에 대해 정 회장은 “최근 세계 경제는 중국의 경기 둔화와 저유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시장의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 같은 대외환경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자동차산업의 기술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R&D의 심장인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는 330만㎡(100만평) 면적에 1만2000명가량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있다. 여러 곳에 분산된 경우가 많은 다른 업체에 비해 협력과 소통 등 연구개발의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각국의 안전 및 환경 규제 강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정보통신과 전자 기술이 융합한 미래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출시한 친환경 전용차 아이오닉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외연을 확대하고, 미래 친환경 시장 리더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최고 품질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차를 고객에게 제공해 브랜드 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친환경 전용차인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소형에서 대형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인다. 또한 아반떼, 스포티지 등 지난해 국내에 출시돼 선풍적 인기를 끈 현대·기아차 대표 차종을 해외에서 본격 판매한다. 제네시스 브랜드 첫 차인 EQ900(해외명 G90)과 제네시스 G80도 해외 고급차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대를 생산·판매할 계획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