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2010년 8월부터 동결…"유가 오를 때 인상 안 했다"
"기본운임은 상한선일 뿐, 그 값에 사는 사람 거의 없어"


산유국의 '저유가 전쟁'으로 유가가 2014년 말부터 뚝뚝 떨어져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작년 9월부터 6개월 연속 0원을 기록했지만 기본운임(공시운임)은 요지부동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본운임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현재로서는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제선 항공권 기본운임은 취항하는 국가와 항공협정에 따라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신고제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인가제로 나뉜다.

미주, 유럽, 대양주 등은 대부분 신고제이고, 중국과 동남아 등 일부만 인가제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마지막으로 국제선 기본운임을 인상한 것은 2010년 8월1일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운임 인상률과 고객 편의 제고를 위한 항공기 개조 등의 투자 비용을 이유로 한국발 미주·유럽·대양주 노선 가격을 5∼10% 올렸다.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뉴욕은 왕복 476만9천원, 파리 348만8천500원 등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후 현재까지 5년6개월간 국제선 기본운임을 동결했다.

기본운임은 항공사가 승객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격 최고치 상한선일 뿐, 최성수기이거나 당장 출발하는 항공권을 끊지 않는 한 기본운임대로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날 현재 대한항공 홈페이지에서 다음날 서울에서 뉴욕에 갔다가 다음주 돌아오는 일정으로 이코노미석을 끊으면 왕복 운임 200만원에 세금과 수수료 10만3천800원, 유류할증료 0원 등 총액은 210만3천800원이다.

만약 여행사 등에서 예약했다면 100만원 안팎으로도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기본운임을 내리지 않는 데 대해 "고유가 때 항공요금을 올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변화가 잦은 유류비를 그때그때 항공요금에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항공운임은 운항거리, 출발지 국가의 사회·경제적 수준, 탑승률, 예상 수요, 관련국의 항공정책, 계절적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유가 영향은 한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는 내렸지만 인건비 등 나머지 모든 운영비는 오르고 있고, 특히 앞으로 유가가 오른다 해서 곧바로 운임을 올릴 수 없기에 지금 당장 기본운임 인하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2014년 1월 평균 104달러에서 이달 15일(현지시간) 26.22달러까지 내렸다.

대한항공은 저유가 효과와 항공시장 활성화 등으로 작년 1∼3분기 누적해서 4천589억원의 영업이익(별도기준)을 기록해 2014년 동기간 영업이익 2천205억원보다 두 배의 이익을 올렸다.

대한항공의 작년 3분기 영업비용은 연료유류비 감소 영향으로 전년대비 2천348억원(-8%)이나 줄었다.

(세종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