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환 유예 이어 조만간 자금 추가 지원…불확실성 해소
부동산·알짜 계열사 매각, 영도조선소·조직 재편도 추진

지난 14일 채권단의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한숨 돌린 한진중공업이 조선 1번지라는 옛 영화를 되찾기 위한 경영 정상화와 체질 개선 등 고강도 자구노력에 나선다.

한진중공업은 "그동안 자산 유동화 지연으로 자금 마련에 압박을 받아온 만큼 보유자산 매각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한진중공업 측은 "지난 7일 자율협약 개시로 대출상환이 유예되고, 추가자금 지원도 곧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경영과 관련한 리스크가 사라진 만큼 비핵심 자산 매각과 고강도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한진중공업이 2조원대로 알려진 보유 부동산 중 비핵심자산이자 무담보의 양질 자산인 인천 북항 배후부지와 동서울터미널 건물·부지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한진중공업이 애초 민자시설로 개발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할 계획이었던 동서울터미널은 현재 민간펀드를 중심으로 관심을 둔 곳이 많아 빨리 매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동부산터미널 부지를 제외한 건물 평가액만 5천억원에 이른다.

지지부진하던 계열사 지분 매각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1일 그룹 계열사인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 매각 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NH투자증권과 한국산업은행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은 각각 27.1%와 50%이며,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1천8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더불어 경영 효율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우선 고강도 원가절감 대책 마련과 함께 영도조선소의 특수선 경쟁력 특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영도조선소는 최근 제2 독도함과 벙커링선, LPG선, 국립대 실습선 등을 잇달아 수주하는 등 여전히 특수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시장 상황에 맞춰 조직도 재정비한다.

조선업계는 "한진중공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조직 개편 등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2010년 이후 4년 연속 무파업을 달성할 만큼 노사관계도 최근 안정적인 만큼 자구노력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자율협약이 재도약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추가자금 지원과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의 경영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실사에 3∼4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필요한 자금을 실사 전 또는 실사 중 지원할 것으로 본다"며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사라진 만큼 추가자금 지원만 신속히 이뤄진다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s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