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올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교화하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등을 추진한다.

◆ "투자 손실 예방 위해 시장 쏠림현상 수시 점검할 것"

금융위는 14일 '2016년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시장에 작용하는 불안요인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는 어느 해보다 시장 안정을 위협할 리스크 요인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 금감원 등과 공동 스트레스 테스트(대외변수에 대한 국내 금융 시스템과 금융기관의 대응 능력을 평가)를 강화하고 투자자 손실 예방을 위해 시장 쏠림 현상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특히 외화유동성 측면에서 '금융불안 양상 반영 시나리오'를 도입하는 등 스트레스 테스트 정교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도입해 외환시장 대응여력 강화에도 나선다.

최근 중국발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은 급변동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5년6개월만에 1200원대로 올라섰고 원화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위안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장기수요를 확충하고 MSCI 선진지수 편입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수요 확충 측면에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기관투자자를 통해 장기,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측은 "ISA의 경우 다양한 금융상품을 통해 개인의 재산형성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개인의 저축 확대를 유도해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이 유입되면 시장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위는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를 위해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달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이 한국에 4년만에 방문할 예정이어서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현재 MSCI에서 요구하는 외국인 아이디(ID)제도 개편, 원화 환전성 확대(역외환시장 설립 등)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요구에 100% 맞춰줄 순 없지만 기획재정부와 최선의 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강조했다.

◆ 가계부채 연착륙에 방점…주택연금 활성화·전세보증금 투자풀 도입

이밖에 금융위는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해 은행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 시행, 주택연금 활성화, 전세보증금 투자풀 등을 통해 가계의 부채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가계부채 문제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고 시행할 부문은 은행의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이라며 "수도권은 2월부터, 비수도권은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택연금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으로 공급된다. 60대 이후 계층에 대해선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을 독려해 매월 주택담보대출의 이자 부담 대신, 연금을 받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40~50대는 은퇴 후 주택연금 가입을 약속한 보금자리론 차주에 대해 금리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즉 보금자리론에 가입하면서 향후 주택연금 가입을 약속할 경우 보금자리론 금리를 우대하고 인출 한도도 확대해 줄 계획이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해선 더 많은 연금을 주는 '우대형 주택연금'을 추진한다. 다만 적용기준에 대해선 기재부, 국토부 등과 협의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전세보증금 투자풀을 통해 가계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전세 선호 현상 완화 및 전세가격 안정에도 기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세에서 보증부 월세 또는 월세 전환으로 임차인이 반환받은 전세보증금을 위탁받아 투자풀(모펀드)을 조성하고 하위펀드에 자금을 적절히 배분해 운용수익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투자풀 운용수익은 월세 납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배당하고 임차인이 위탁한 주세보증금을 담보로 저리 월세대출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금융위는 운용에 따른 손실발생을 대비하기 위해 전세보증금 원본 보호 장치, 공공법인 등을 활용한 손실 완충장치 마련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투자풀 세부 조성방안은 올해 1분기 내 발표될 예정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