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양사오린(楊少林) 중국 재정부 국제재정금융협력사(司) 사장을 상무 부총재 겸 수석행정관으로 내정했다.

13일 중국 관찰자망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양 사장이 세계은행의 전략, 예산, 리스크관리, 직원윤리, 정보화 업무를 주관하는 상무 부총재 겸 수석행정관에 임명됐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조직전략, 정보화기술, 기획예산 업무를 개선하기 위해 이 자리를 신설했다며 양 부총재 내정자는 내달 29일 공식 취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은행 산하 투자기구인 국제금융공사(IFC)의 차이진융(蔡金勇)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세계은행에 또다른 고위직을 진출시켰다.

양 사장은 국제재정금융협력사를 맡아 오는 16일 공식 출범 예정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브릭스(BRICs)개발은행 설립을 주도하며 중국과 다자간 개발금융기구의 협력사업을 벌여왔던 인물이다.

이전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중국 부집행이사 등에 이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은행 중국 집행이사를 맡기도 했다.

김 용 세계은행 총재는 "'사오린'이 중요한 직책을 맡으며 세계은행으로 돌아온데 대해 환영한다"며 "사오린은 세계은행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더불어 경제금융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많은 경험과 배경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1980년 세계은행 이사국 지위를 얻은 뒤 2010년 4월 세계은행 지분 개편 과정에서 세계은행의 3대 지분을 확보했다.

그동안 세계은행 고위직에는 차이진융 CEO 외에도 장성만(章晟曼) 전 세계은행 상무부행장(2001∼2005년), 린이푸(林毅夫) 전 세계은행 고위 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2008∼2012년)가 진출한 바 있다.

쑨리젠(孫立堅) 푸단(復丹)대 경제학 교수는 "세계은행이 양 사장을 '넘버 2'로 임명한 것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다자간 개발금융기구인 세계은행 업무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쑨 교수는 또 "세계은행이 중국 주도의 AIIB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인정하고 중국과 함께 개발도상국 금융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뜻도 내비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