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춘 중국 증시] 성장둔화 쇼크…속속 문닫는 중국 기업들
중국 곳곳에 성장 둔화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과거 활기를 띠던 지방 도시에 공장이 폐쇄되고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텅 빈 ‘유령 마을’들이 생겨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 쓰촨성 청두시의 칭바이장 산업지구는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유령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며 “거리에 남아 있는 것은 ‘세입자 구함’이라는 푯말뿐”이라고 전했다.

미국 NPR방송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뤼량시는 아파트의 90%가 비어 있다. 석탄과 시멘트를 주로 생산하던 이곳은 중국의 고성장기 사람이 붐볐지만 지금은 대다수 공장이 문을 닫거나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NPR방송은 “한 시멘트 공장은 1000명이던 직원이 100명으로 줄었다”고 했다.

공장 폐쇄와 해고가 이어지면서 중국 전역에서 노동자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난 데 대한 항의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사이에 중국에서 벌어진 노동자 시위는 총 235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207건의 약 두 배에 달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두려워하는 사회 동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했다.

문을 닫지 않은 공장들도 상당수 ‘좀비 기업’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창지성의 루청주오위시멘트는 시멘트를 생산할 때마다 손해를 보지만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시멘트를 생산해 팔고 있다. 마오레이지 사장은 “일단 이자라도 갚으면 부도를 막을 수 있다”며 “직원 월급을 주기도 힘들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부도 기업에 대한 통계를 발표하지 않지만 상당한 숫자로 추정된다. 최근 발표된 차이신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10개월째 제조업 위축을 나타낸 것이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시아 레 BBVA 이코노미스트는 “손실을 내면서 문을 닫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