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셀카·배틀 드론까지 각양각색 진화
'차이나 파워' 여전…중국업체 전시장 싹쓸이

"작년 CES가 드론의 공식 데뷔 무대였다면 올해는 드론이 CES의 붙박이 조연이 됐음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6' 전시장에서 만난 중국 드론업체 '이항(EHANG)'의 임원이 한 말이다.

최첨단 IT(정보기술) 기기로 주목받는 무인비행체 드론은 작년에야 비로소 CES에서 처음으로 독립된 전시공간을 가졌다.

업체마다 전시장에 그물망을 쳐놓고 자사 드론을 띄우는 광경은 당시 이색적인 볼거리로 관람객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CES 전시장에서 만난 드론은 단순히 상공을 촬영하는 무인비행체라고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각양각색으로 진화해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사우스홀에 마련된 무인비행체 전시관에는 30개 가까운 업체들이 저마다 차별적인 특성을 담은 드론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초소형 드론 업체로 유명한 중국 선전 소재의 헙산(HUBSAN)은 올해도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의 신제품(모델명: 나노 FPV Q4)을 들고 CES에 참가했다.

마치 완구제품처럼 생긴 이 제품은 HD카메라로 약 100m 높이의 상공에서 지상을 촬영할 수 있다.

또 'X-Insight'라는 앱을 스마트폰에 깔면 리모컨처럼 조종할 수 있는 초소형 드론도 있었다.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층을 위한 셀카용 드론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스타트업체 헥소+(Hexo+)는 자사 상호와 똑같은 이름의 드론 '헥소+'를 전시해 두고 있었는데 스마트폰에 깔린 앱으로 드론을 조종해 스포츠를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

가격은 1천449 달러로 다른 메이저 업체 제품과 비교하면 다소 저렴한 편에 속했다.

안토니오 레벨 헥소+ 대표는 "셀피(셀카 촬영)가 하나의 문화가 되면서 운동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하게 됐다"면서 "창업 2년 만에 CES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가장 관람객들이 붐볐던 곳은 메이저 업체인 중국 DJI와 한국 벤처기업 바이로봇 전시장이었다.

작년에도 가장 큰 규모의 전시장을 차렸던 DJI는 올해도 가장 많은 제품과 넓은 시연 공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인 '팬텀3'는 물론 영화 촬영도 가능한 최신 제품 '인스파이어1 프로 블랙 에디션'도 선보였다.

2006년 설립된 DJI는 현재 중국, 일본, 미국, 네덜란드, 독일 등 5개국에 총 13개 지사를 두고 있다.

DJI 관계자는 "현재 DJI 드론은 약 100개 국가에서 영화, 광고, 건설, 소방, 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CES에서 코트라(KOTRA)의 지원을 받아 '한국관'에서 조그맣게 전시장을 꾸렸던 바이로봇은 1년 만에 급성장, 올해는 미국 지사에서 어엿하게 독립 전시관을 차렸다.

들고 나온 제품의 이름은 페트론(PETRONE)으로 드론 간 배틀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능으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마트폰으로 조종해 상대 드론을 공격해 격추할 수 있는 게임적 요소를 담았다.

이 드론은 지상에서는 바퀴를 장착하면 경주용 자동차 장난감으로 변신해 쏜살같이 달릴 수 있다.

또 하나 올해 CES 드론 전시관에서 눈에 띈 트렌드는 중국 업체들의 대약진이었다.

DJI를 비롯해 이항(EHANG), 워케라(walkera), 몰라(MOLA), 이켄(EKEN), 윙스랜드(WINGLAND), 미니윙(MINIWING) 등 업체 대부분이 중국 선전이나 항저우에 기반을 둔 회사였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작년은 상업용 드론의 원년이었다"면서 "올해는 판매량이 작년(70만대)보다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