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한 베트남 섬유·의류시장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6일 베트남소리의방송(VOV) 등에 따르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베트남 섬유·의류 산업의 M&A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팜 쑤언 홍 베트남섬유의류협회 부회장은 "안정적인 생산과 영업이 어려운 많은 소기업이 공장과 설비를 팔고 있다"며 "일부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 등 화교 기업들이 M&A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생산시설 확장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2개 TPP 참여국에 TPP 상의 관세 혜택을 받으며 제품을 수출하려면 이들 국가에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는 생산 공장이 있어야 한다.

임금이 싸고 노동력이 풍부한 베트남이 노동집약적인 섬유·의류 업종의 수출 기지로 외국 업체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다.

일부 지방정부가 환경오염을 우려해 섬유·의류 공장 설립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기존 공장 인수에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반중 정서가 강한 베트남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진출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이 찌 중 호찌민경제대 교수는 "최근 섬유·의류업계에서 중국 기업에 의한 M&A가 잇따르고 있다"며 "베트남의 숙련 노동자와 수출시장을 중국에 넘겨주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1월 베트남의 섬유·의류 수출액은 20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 증가했다.

미국이 최대 수출시장으로, 11.7% 늘어난 99억 달러를 차지했다.

베트남에 있는 섬유·의류업체는 2014년 기준 약 6천 개로 이중 외국인 투자기업이 15%가량을 차지한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