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중국으로 CEO 사무실 옮겼다
지난달 SK그룹 인사에서 최고경영자(CEO)가 된 김형건 SK종합화학 사장(사진)이 중국 상하이에 자리를 잡고 업무를 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 CEO가 외국에서 근무하는 것은 처음이다.

3일 SK에 따르면 김 사장은 작년 12월16일 인사가 단행된 직후 상하이에서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그는 대부분 시간을 상하이에서 보내다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한국을 방문하는 ‘셔틀경영’을 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김 사장과 함께 전략본부 내 글로벌성장추진실, 중국사업지원실, 경영기획실 등에 소속된 일부 직원도 상하이로 보냈다. 이 회사는 연내에 전략본부 직원 중 상당수를 상하이에 보낼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CEO와 회사의 핵심인 전략 담당 부서 소속 직원 대부분이 중국에서 근무하는 것은 SK종합화학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김 사장은 앞으로 1년의 80% 이상을 상하이에서 업무를 보며 세계 최대 석유화학 시장인 중국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며 “주 근무지를 서울에서 상하이로 옮긴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시노펙과 35 대 65 비율로 출자해 중한석화를 2014년 설립, 중국 우한에서 나프타크래킹센터(NCC)를 가동 중이다. 석유화학 업계에선 중한석화가 지난해 약 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지에서 중한석화에 대한 관리업무와 함께 현지 석유화학 기업들과 제2, 제3의 협력방안을 발굴하는 것을 추진한다.

SK종합화학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올 한 해 ‘화두’를 ‘세계 시장 공략’으로 삼고, 글로벌 영토 확장 총력전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미국 휴스턴에 있는 자원개발 업무 담당부서 E&P 미주본부의 권한을 강화하고, 전문인력을 대폭 충원했다.

E&P 미주본부는 작년에 성사된 미국 오클라호마와 텍사스의 셰일 광구 인수작업을 주도한 데 이어 올해엔 인근 지역에서 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계획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