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1년미만 비중 33% 돌파…13년2개월 만에 최고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 정기예금에서 만기 1년 미만인 상품 가입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현재 전체 예금은행 정기예금 잔액 571조5천566억원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이 191조2천459억원으로 33.4%를 차지했다.

만기 6개월 미만이 80조3천589억원,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110조8천870억원이었다.

1년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작년 1월 26.5%에서 6월(30.5%) 30%대로 올라선 뒤 9월 32.4%에 이어 10월에 33.4%까지 높아졌다.

한 달 새 1년 미만 비중이 1.0% 포인트나 커진 것이다.

전체 정기예금 가운데 만기 1년 미만 비중이 33%를 넘은 것은 2002년 8월(33.7%) 이후 13년2개월 만이다.

반면에 만기가 3년 이상인 정기예금 비중은 쪼그라들었다.

만기 3년 이상은 작년 10월 말 현재 17조5천85억원으로 전체 정기예금 잔액의 3.0%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말(18조6천43억원)과 비교하면 9개월 동안 1조958억원이나 줄었다.

그동안 정기예금은 비교적 오랜 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상품으로 통했다.

하지만 장기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자리잡으면서 1년 미만 정기예금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단기와 장기 예금 간의 금리 차가 좁혀져 은행에 오랫동안 돈을 맡길 매력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정기예금에서 연리 2.0% 미만 상품이 98.1%를 차지한다.

연리 2.0% 이상(3% 미만) 비중은 1.9%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1월만 해도 2.0% 미만 22.6%, 2.0∼3% 미만 상품이 77.4%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저금리 정기예금 비중이 대폭 커졌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금융 환경도 장기형 정기예금 상품을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이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를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단기예금 상품에 더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