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배럴당 30달러대 추락…40달러선 올라서야 교역 회복 기대

지난해 내내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았던 '저유가 리스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회복에도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배럴당 평균 96.6달러에 달했던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평균 50.7달러로 줄었다.

감소 폭만 47.5%다.

1년만에 거의 반 토막 수준으로 유가가 떨어진 셈이다.

이같은 저유가 기조는 우리나라 수출에 직격탄을 날렸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등 유가 영향 품목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 가량이나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전년대비 각각 36.6%와 21.4% 감소했다.

유가 영향 품목에서만 289억 달러가 감소해 총 수출 감소분인 455억 달러의 64%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7.9% 감소했지만 유가하락 영향을 빼고 계산하면 감소폭은 -2.9%로 줄어든다.

-16.9%인 지난해 수입 감소폭도 유가 영향만 없었다면 -6.6%로 크게 호전된다.

문제는 유가 감소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현재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은 30달러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산업부는 1일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2.1%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47달러선으로 회복되리라는 가정이 이 전망의 토대다.

산업연구원(KIET)도 올해 유가가 55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등 국내 연구기관이 작성한 올해 경제 전망은 대체로 유가가 40∼50달러가 되리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만약 유가가 40달러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하면 올해 수출 상황도 여전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유가를 둘러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유가가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20달러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이란산 석유가 하루에 50만 배럴가량 글로벌 시장으로 밀려들게 되고 40년 만에 수출길이 열린 미국산 원유도 외국으로 나와 공급과잉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원유 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시장점유율을 지키는데 일차적인 목표를 두고 감산을 거부하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 석유 관련 제품뿐만 아니라 신흥국 경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산유국과 신흥국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일반 제품 수출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생긴다.

하지만 유가가 어느 정도 올라준다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이하 IMF 전망)은 전년 3.1%에서 3.6%로,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작년 2.0%에서 2.2%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베트남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우리나라 수출 업체가 본격적으로 관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 회복에는 유가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금리인상 등 다른 변동 요인도 많다"며 "국제 경기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서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