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2015년도(지난 6월~내년 5월)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잠정합의했다. 2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 조선 경기가 언제 회복될지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기본급을 동결하자는 회사 측 주장을 노조가 받아들였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경쟁사들이 기본급을 동결한 것도 현대중공업 노사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

노사는 기본급 동결 외 약정임금(기본급+각종 수당)의 100%를 생산성 향상 격려금으로, 1인당 150만원을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으로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약정임금의 약 127%(연말 결산 이후 확정)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생산성 향상 격려금 전부와 성과급 가운데 약정임금의 100%는 자사주로 지급된다. 회사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20억원을 출연하고, 전 조합원에게 특별휴가 하루를 제공한다.

노사는 지난 6월2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43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 기간 중 모두 여덟 차례 부분파업과 사업부별 순환파업을 벌였다. 2년 연속 파업이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커 협상이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내년 흑자 전환을 위해서는 노사 합의가 절실하다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교섭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23일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만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노조는 오는 28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