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률적 비교 어려워…세부담 역전 사례도 있어"
2018년 시행 종교인 과세대상 4만6천명…세수 100억 추정


2018년부터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 대상이 4만6천명 정도이고 연간 세수는 1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종교인의 세부담이 근로소득자보다 대체로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례에 따라 세부담이 역전되는 경우도 있어 일률적으로 종교인의 세부담이 근로소득자보다 적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가 23일 발표한 소득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는 종교인 소득의 범위와 비과세 소득, 필요경비, 퇴직 소득 등 종교인 과세에 필요한 세부 내용이 신설됐다.

기획재정부는 시행령 개정안과 필요경비 범위 변경 내용 등을 적용하면 종교인 과세 대상은 4만6천명 정도이고 연간 세수는 1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1인당 평균 21만7천원 정도다.

기재부는 종교인 관련 소득 자료가 아직 없고 추정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세금을 걷었을 때의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은 종교인 과세를 명문화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작업이다.

국회는 당시 세법상 '기타소득' 항목에 종교인 소득(종교단체로부터 받는 소득)을 추가하고 2018년 1월 1일부터 종교인 개인 소득에 대해 구간별로 6∼38%의 세율로 세금을 부과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종교단체의 범위, 종교인 소득 중 비과세 범위, 필요경비 등을 시행령에 위임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안에서 종교 단체 범위를 종교를 목적으로 민법 제32조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단체와 그 소속단체로 정했다.

민법 제32조(비영리법인의 설립과 허가)는 학술, 종교, 자선, 기예, 사교 기타 영리아닌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 또는 재단은 주무 관청의 허가를 얻어 이를 법인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종교인 현황을 보면 종교인은 23만명 정도이고 이 중 20%인 4만6천명 정도가 종교인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종교인의 소득 중 비과세 소득은 종교인 활동과 관련된 본인 학자금, 종교단체 제공 식사 또는 월 10만원 이하 식비, 숙직료·여비, 종교의식에서 착용하는 의복 등 실비변상액 등이다.

기재부는 종교인의 비과세소득을 근로소득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필요경비는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정부의 애초안보다는 인정 범위가 축소됐다.

시행령은 필요경비를 소득 2천만원 이하는 소득의 80%, 2천만∼4천만원은 1천600만원+2천만원 초과분의 50%, 4천만∼6천만원은 2천600만원+4천만원 초과분의 30%, 6천만원 초과는 3천200만원+6천만원 초과분의 20%을 각각 인정한다.

애초 정부안은 연소득 4천만원 이하이면 최대 80%까지를 필요경비로 비과세하고 4천만∼8천만원은 60%, 8천만∼1억5천만원은 40%, 1억5천만원 이상은 20%를 공제한 나머지가 과세 대상이었다.

퇴직에 따른 소득은 종교인소득(기타소득)이 아닌 퇴직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퇴직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면 근속연수공제, 소득수준별 차등공제(100∼35%) 등을 적용받게 돼 종교인소득보다 세 부담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종교인 과세와 관련된 시행령은 개정된 소득세법과 같은 2018년 1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소득분부터 적용된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종교인과 근로자의 세 부담을 비교하면 대체로 종교인의 부담이 낮지만 일률적으로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연간 소득이 5천만원인 4인가구(자녀 2명)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300만원, 기부금·연금계좌세액공제 30만원, 의료비·교육비·보험료세액공제 60만원인 경우 종교인은 결정세액이 57만원이지만 근로자는 74만원에 달한다.

근로자가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소득공제(425만원)와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300만원)를 받지만 종교인의 필요경비가 2천900만원으로 근로자의 근로소득공제 1천225만원보다 많아 종교인의 과세표준이 1천500만원으로 근로자(2천450만원)보다 적기 때문이다.

연간소득이 8천만원인 4인가구(자녀 2명)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500만원, 기부금·연금계좌 세액공제 65만원, 의료비·교육비·보험료 세액공제 100만원인 경우 종교인의 결정세액은 367만원이고 근로자는 427만원이다.

하지만 연간소득이 5천만원인 4인가구(자녀 2명)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300만원, 기부금·연금계좌 세액공제 30만원, 의료비·교육비·보험료 세액공제가 85만원인 경우 종교인의 결정세액은 57만원, 근로자는 49만원으로 종교인의 세 부담이 크다.

종교인 소득의 경우 근로소득에만 적용되는 공제인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근로소득세액공제 및 보험료·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료비·교육비·보험료 지출액이 많으면 근로자의 세 부담이 종교인보다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종교인의 세 부담이 근로자보다 일률적으로 낮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종교계에서도 종교인의 70∼80%가 면세점 이하라면서 종교인과 근로자의 세 부담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종교인 과세에 대한 소득세법 시행령이 여전히 특혜라는 주장도 있다.

납세자연맹은 "종교인 경비인정 비율을 낮췄지만 연봉 4천만원인 4인 가족의 종교인과 일반 직장인 가장의 세금을 비교해보면 여전히 직장인이 종교인보다 7.7배 더 세금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연맹은 "연봉 8천만원인 4인 가족의 근로소득 가장은 같은 조건의 종교인보다 1.68배 더 세금을 낸다"고 덧붙였다.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기자 leesang@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