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각국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협력사를 늘리는 한편 중국 등 시장 개척을 서두르고 있다. 경쟁사 애플과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인 중국에서 자웅을 겨룰 전망이다.
더 강해진 삼성페이 "다음 전쟁터는 중국"
새 승부처 중국…보급형 폰에도 장착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주 중국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갤럭시A5·A7) 판매에 나선다. 삼성페이 기능을 적용한 첫 중저가폰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시리즈 등 고급형 스마트폰에만 삼성페이 기능을 적용해왔다. 30만~50만원대 중저가폰을 통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 화웨이 샤오미 등 현지 업체 제품 대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의 중국 서비스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현지 금융업체와의 협의가 필요해서다. 중국 4대 국영은행, 국영카드사인 유니언페이 등과 협의 중이다. 이르면 내년 1분기에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갤럭시A 시리즈에 삼성페이 기능을 넣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내년 2월8일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에 중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애플도 애플페이 기능을 적용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6C(가칭)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2년 아이폰5C를 선보이며 중저가폰 시장에 진출했으나 기대보다 성적이 저조해 3년간 후속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보급형 제품에 애플페이를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중국 내 페이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모바일 결제 시장이다. 모바일 결제 비중이 전체 결제 방식의 60% 안팎에 이른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가 전자상거래 등과 연계한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진출해 기존 경쟁 구도를 흔들어 놓을지 주목된다.

삼성페이 조직 강화

더 강해진 삼성페이 "다음 전쟁터는 중국"
삼성은 한국과 미국에서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에선 이르면 내년 1월 삼성페이 기능을 적용한 보급형 신제품 갤럭시A 시리즈 판매에 들어간다. 지난 8일부터 교통카드 기능도 추가했다. 별도의 앱(응용프로그램) 없이 삼성페이만으로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국에선 선불카드 전문업체인 블랙호크 네트워크와 손잡고 10일(현지시간)부터 기프트 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베이 나이키 토이저러스 도미노 등 50개 매장의 기프트 카드를 삼성페이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협력 금융사도 늘렸다. 기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은행 US뱅크뿐만 아니라 체이스 PNC뱅크 TD뱅크 선트러스트 피프스서드뱅크 키뱅크 등 총 10개 이상의 금융회사가 삼성페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시행한 조직개편에선 삼성페이 개발을 주도한 이인종 부사장(사진)에게 무선사업부 개발 1실을 맡겨 힘을 실어줬다. 삼성전자는 기존 개발실을 개발 1실과 2실로 나눠 각각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하드웨어 개발을 담당하도록 했다. 삼성페이 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란 분석이다. 올해 초 삼성페이 서비스를 위해 인수한 루프페이 사명도 삼성페이로 바꿨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