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고 있는 STX조선해양이 구조조정을 통해 '특화 중소형 조선사'로 탈바꿈한다. 채권단은 STX조선의 건조능력과 선종을 대폭 축소하고 추가 인력 감축을 진행할 예정이다.

STX조선해양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1일 채권단 실무회의를 거쳐 이런 내용을 담은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채권단은 STX조선의 사업구조를 축소해 국내 다른 조선사들과의 경쟁을 최소화하는 중소형 조선사로 특화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남 창원시 진해조선소는 선대를 기존 5개에서 2개로 줄이고, 수익을 창출하는 5만∼7만t급 탱커선과 해상 LNG 주유터미널(LNGB)에 특화해 운영하게 된다.

채권단은 이를 통해 국내 조선업계의 과잉공급과 저가수주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고 STX조선이 국내 조선사가 아닌 중국 조선사와 경쟁하는 회사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성조선소는 현재 건조 중인 물량을 모두 인도하는 2017년 초부터 대형블록 공장으로 기능을 바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하청공장으로 변모한다.

추가 인력 구조조정도 이어진다.

2013년 자율협약 개시 후 올해 10월까지 864명(24.4%)의 인력을 줄인 STX조선은 앞으로 930여명(34%)을 더 감축할 예정이다.

또 원가 절감을 위해 내년 1월부터 전 임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지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 밖에 STX프랑스 재매각을 추진하고, 800억원 규모의 다른 비영업용 자산도 신속히 매각할 방침이다.

채권단은 STX조선에 453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과거 채권단이 지원키로 결의한 4조5000억원 가운데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은 미집행금이다.

이를 건조자금으로 활용해 이미 수주한 선박을 건조·인도하게 되면 선수금환급보증(RG)이 사라져 금융권의 총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줄게 된다.

STX조선에 대한 여신과 RG를 더한 금융권의 익스포저는 올 3분기 말 현재 5조8000억원에 이른다.

산업은행은 "2016년 말 채권단의 총 익스포저는 지금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단의 추가 리스크 부담 없이 회사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마련한 구조조정 방안을 시행함으로써 STX조선은 내년 하반기까지 추가 신규자금 지원없이 정상 운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애초 계획한 구조조정이 지연될 경우 독자 생존 가능성을 재검토해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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