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차의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한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설계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트론 등을 통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자율주행차용 칩과 센서를 협력사에서 사오지만 앞으로 이런 칩과 센서를 자체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현대오트론이 협력해 자동차 반도체를 설계하고 반도체 생산은 전문 업체에 맡길 예정이다. 현대오트론이 반도체칩 개발과 설계를 전담하는 팹리스가 되고 반도체 생산은 삼성전자나 대만의 TSMC 같은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가 담당한다.

현대차는 2012년 현대오트론을 세워 자율주행차용 칩과 센서를 개발해왔다. 이어 2018년까지 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간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고 연구 인력도 대거 채용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고속도로와 시내에서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개발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인 EQ900에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할 수 있는 시스템(HDA)을 넣었다. 고속도로상에서 시속 150㎞까지 차선과 차간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기능이다. 운전자가 경로나 차선을 바꾸지 않는 한 가속페달과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달린다.

현대차는 도심에서 상대편 차량이 끼어드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혼잡구간주행지원(TJA)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2일 서울 영동대교 북단에서 삼성동 코엑스까지 3㎞ 구간을 시범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년 내 자율주행차용 칩과 센서 개발 능력을 갖춰 완벽한 형태의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