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는 ‘2016 세계경제대전망’을 통해 ‘청색경제(blue economy)’로 불리는 해양 비즈니스를 집중 조명했다. 청색경제는 바다를 경제적인 신(新)개척지이자 산업화의 새로운 국면으로 여기는 기조를 가리키는 말이다. 해양은 해상운송과 해저케이블, 해양석유 및 가스, 어업, 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 이미 산업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상운송은 2030년까지 2~3배 늘어날 전망이다. 해양석유는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할 만큼 늘어날 수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양식, 연안 관광, 해양 생명공학, 해양 에너지, 해저면 광물개발의 5대 성장 분야를 발표했다. 이들 분야에서 2020년까지 약 16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도서 국가들이 모두 성장과 비즈니스 기회의 근원을 찾기 위해 해양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분야의 성장을 상징하는 색상을 명목상 청색(blue)이라고 부른다. 친환경적 녹색성장(green growth)과 녹색경제(green economy) 등에서 힌트를 얻은 말이다.

해양의 특성상 경제에서 재화와 서비스 흐름에 대한 규모를 추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환경단체인 세계야생동식물기금(WWF)은 올해 보고서에서 세계 연간 총 해양생산 규모를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정했다.

청색경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유럽 해양위원회는 수심 200m 이상의 바다를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심해 청색경제’의 위험성을 우려한다.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고 접근할 수 없었던 심해가 새로운 기술 덕분으로 개방되고 있지만, 심해의 취약한 생태계가 제대로 이해되기도 전에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지금까지 생물학적으로 표본 조사된 심해는 단 0.0001%에 불과하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