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만능통장' 연 500만원까지 비과세 추진
새누리당이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비과세 한도를 5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병원 진료비를 실비로 보상하는 실손의료보험의 청구절차를 온라인·자동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회는 11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당국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ISA는 하나의 계좌에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넣어 통합 관리하는 ‘바구니 통장’이다. 서민·중산층의 재(財)테크를 돕기 위한 것으로 올해 세법 개정안에 포함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ISA는 연간 2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는 5년 만기 계좌다. 만기가 되면 발생한 이자소득 등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준다.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안은 수익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이를 초과한 수익은 9.9%(지방세 포함)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것이었다.

새누리당은 이 비과세 한도 금액을 500만원 정도로 상향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들의 수익이 늘어난다. 가령 연간 2000만원씩 5년간 납입해 원금이 1억원이고 연평균 4% 수익이 났다면 만기 때 누적 수익은 1200만원이다. 현재 안으로는 200만원을 초과하는 1000만원에 대한 세금 99만원(9.9%)을 내야 한다. 비과세 한도가 500만원으로 늘어나면 과세 대상이 700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세금도 69만3000원으로 감소한다.

새누리당은 이와 별도로 가입 후 5년 동안 계좌를 유지해야 비과세 혜택을 주는 의무가입 기간의 예외 대상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원안은 청년(15~29세), 연간 총급여 2500만원 이하, 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 가입자는 결혼 및 주거 등을 위한 자금 수요를 감안해 의무가입 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당은 급여·소득 기준을 높여 더 많은 사람이 ISA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가입 범위도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안으론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어 주부, 농민 등은 혜택을 보기 어렵다. 당 관계자는 “가입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되 부자에게 혜택이 집중된다는 비판을 고려해 소득이 연간 1억원을 넘는 경우 가입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전했다.

위원회는 진료를 받는 즉시 병원에서 보험사로 진료비 청구서를 보내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현재는 환자가 진료를 받고 병원에서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진료비를 수납하면서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를 알려주면 병원에서 곧바로 보험사에 관련 서류를 전달한다.

청구 절차가 간편해지면 금액이 작거나 번거롭다는 이유로 꺼리던 환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보험사 입장에선 ‘과잉 진료’ 논란이 있는 병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표준화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료업계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 극복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연 10%대의 중금리 대출을 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에서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마련, 은행권의 연봉 성과연동제 도입 등이 금융개혁 추진 과제로 논의됐다. 위원회는 이들 개혁 과제를 놓고 다음주 당정 협의를 거쳐 금융개혁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